생성형 AI와 비즈니스 - 배달의 민족편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많은 기업이 이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출시하고 있습니다. 신생 생성형 AI 스타트업들이 급부상하며, 기존 기업들도 Chatgpt API를 자사 제품에 통합하여 다양한 활용 방안을 고려하는 중인데요.
국내에서도 이미 생성형 AI를 활용한 기능을 기존 제품에 추가한 사례가 늘고 있어, 이번 글에서는 먼저 배달의민족이 새롭게 출시한 메뉴 추천 영역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메뉴 추천 영역은 사용자가 메뉴를 탐색할 때 자신의 상황 키워드(ex. 스트레스, 퇴근길)를 입력하면, 기존 리뷰 데이터를 분석하여 동일한 상황에서 다른 사용자가 주문한 메뉴를 추천합니다. 아직 송파구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운영 중이라 상황 키워드를 입력하는 방식과 추천 영역이 보이는 화면 등 구체적인 플로우는 알 수 없지만, 사용자가 상황 키워드를 입력할 수 있는 창(또는 가이드)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배달의민족이 메뉴 추천 기능을 도입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기존에도 주문 이력, 거리, 주문 수 등을 기반으로 메뉴를 추천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추천 방식은 사용자의 실시간 맥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갖습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시간대에 선호하는 음식이나 자주 주문하는 맛집에는 패턴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사용자의 상태나 이벤트를 고려한 추천 방식은 아니죠(평소 김치찌개를 즐겨 먹더라도 장염에 걸렸을 때 김치찌개 추천을 받는다면 만족스러울 리 없다.) 따라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이번 추천 기능은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연결된 상황 데이터(자신의 상황 키워드)를 실시간 수집하여 더 개인화된 추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너도나도 생성형 AI 유행에 탑승하고자 하는 현시점에서, 새로운 생성형 AI 활용 기능이 출시되었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기능이 기존 사용자에게 어떻게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는지이죠. 생성형 AI 기술이 고객 가치를 실현하지 못한다면 어떤 기능보다 빨리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생성형 AI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배달의 민족이 사용하고 있는 GPT-4 모델은 토큰당 과금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한국어 처리는 영어에 비해 더 많은 토큰을 소비합니다. 실제로 GPT-4 API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이미 수익성을 고민하고 있다고 하죠. Githup Copilot은 월 $10 구독료에도 클라우드 비용, GPU 비용, GPT-4 API 비용 등으로 인해 고객 당 $20를 잃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적어도 생성형 AI 네이티브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합리적으로 비용을 청구할 수 있지만, 배달의민족처럼 기존 기능에 부가 가치를 더하는 방식으로 도입하는 경우, 확실하게 수익을 보장하지 못하고 운영 비용만 증가시키는 꼴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기업이 AI를 통해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과 비즈니스 임팩트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생성형 AI는 정말 한낱 유행에 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마이리얼트립의 AI 여행플래너는 올해 2월에 국내 여행 플랫폼 최초로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례로 관심을 끌었지만, 현재는 서비스를 중단하였습니다. 물론 서비스 중단의 원인이 반드시 수익성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한국어 데이터가 많지 않은 GPT-3 모델(이후 3.5로 변경)을 기반으로 디자인된 기능이라 잠시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AI 여행플래너가 48시간 만에 개발된 혁신적인 기능으로 주목받은 만큼 사용자들에게도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했는가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따라서, 배달의민족의 메뉴 추천 영역이 초개인화된 추천으로 메뉴 탐색 과정에서의 이탈을 줄이고 이로 인해 매출 증진하는 경우, 생성형 AI를 활용한 진정한 혁신적인 기능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많은 사용자들은 Chatgpt가 얼마나 똑똑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Chatgpt가 탑재된 추천 서비스라면 이전보다 훨씬 맞춤화된 제안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며, 만약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와 관련된(기대하는) 답이 나오지 않으면 사용자는 실망할 것입니다. 초반에 사용자에게 긍정적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면 사용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으며, 이는 제품의 실패와 직결됩니다. 결국, 생성형 AI 기능을 통해 사용자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경험(UX)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용자의 입력한 키워드와 관련 있는 답이 나오지 않는 케이스를 예상해 봅시다.
1) 사용자가 적절한 키워드를 입력하지 않은 경우
2) 동일한 키워드를 포함한 리뷰의 음식이 사용자의 취향과는 맞지 않는 경우
1) 사용자가 적절한 키워드를 입력하지 않은 경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적절한 키워드를 프롬프트에 입력할 수 있도록 명확한 가이던스를 제시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기능을 사용하기 전에 이 기능을 통해 최상의 결과를 얻는 방법을 이해하도록 도움이 되는 데이터 형식을 미리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죠. (반복적인 실패를 통해 알아서 터득하게 해서는 안된다). 아직 기능을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배달의민족이라면 이러한 가이드를 충분히 갖추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 동일한 키워드를 포함한 리뷰의 음식이 사용자의 취향과는 맞지 않는 경우
이는 배달의민족이 AI로 사용자 데이터를 얼마나 복합적으로 조합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의 문제와 관련 있습니다. 메뉴 추천 영역이 고도화된다면 사용자가 입력한 상황 데이터를 축적하여 해당 상황에서 사용자가 자주 찾는 음식, 재구매가 이어진 음식 등 보다 깊이 있는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수집하고 이를 다음 추천에서 반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배달의 민족의 메뉴 추천 영역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능성과 사용성을 고도화하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배민이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이번 시도를 통해 검색 경험을 개선하고 높은 고객 가치를 제공에 성공하여, 앞으로의 생성형 AI 활용에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생성형 AI 사피엔스>
https://www.etnews.com/20231013000160
https://biz.sbs.co.kr/article/20000139422
https://techblog.woowahan.com/13929/
https://yozm.wishket.com/magazine/detail/1949/
https://zdnet.co.kr/view/?no=20230223101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