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공부하기(1)-
“... 밤에 담구멍을 뚫고 문고리를 따고 들어가서 주머니를 뒤지고 상자를 열어 의복· 이불 · 제기(祭器)•술그릇 등을 훔치기도 하고 가마솥을 떼어 메고 도망하는 자가 도적인가? 아니다. 이는 굶주린 자가 배고픈 나머지 저지른 것이다. 칼과 몽둥이를 품에 품고 길목에 기다리고 있다가 길가는 사람을 가로막고 소·말과 돈을 빼앗은 다음 그 사람을 찔러 죽임으로써 증거를 없앤 자가 도적인가? 아니다. 이는 단지 본성(本性)을 잃은 어리석은 자의 소행일 뿐이다. 진짜 큰 도적은 야경 도는 사람도 감히 따지지 못하고, 의금부(府)에서도 감히 체포하지 못하고, 어 사(使)도 감히 공격하지 못하고, 재상(相)도 감히 말하지 못한다. 그래서 멋대로 난폭한 짓을 해도 아무도 감히 힐문하지 못하고, 전장(庄)을 설치하고 많은 전지를 소유한 채 종신토록 안락하게 지내지만 아무도 이러쿵저러쿵 헐뜯지도 못한다. 이런 사람이 어찌 큰 도적이 아니겠는가? 큰 도적인 것이다. 그래서 군자(君)는 이렇게 말한다. “큰 도적을 제거하지 않으면 백성 이 다 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