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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바라기 Sep 18. 2020

며느리는 딸이 될 수 없다.

#3   첫 명절

시부모님은 명절을 시댁에서 보내시지 않고,

큰댁으로 가신다. 큰댁에는 아버님 형제와 식구모두 모여 절을 함께 보내.  

결혼하고 첫 명절 이기에 난 신경이 쓰여 어머님께 전화를 걸어 어떻게 입고 가면 좋을지, 큰댁에 언제쯤 가면 좋을지 물어보았다.

어머님께선 빈손으로 오지 말라 하셨, 어른세배를 해야 하니 한복 입으 좋을 거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설날 전날 저녁에 식구들이 다 모이니 그때 들어와서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라고 하셨다.



남편과 난 결혼할 때 돈을 아끼기 위해 한복을 맞추지 않고, 대여를 하였다.

예전맞추어둔 한복도 없을뿐더러 당장 대여를 할 상황도 아니었다.

난 그때 임신 막달에 한복 입기도 너무 힘들었고, 어머님께선 우리가 한복을 맞추지 않은 걸 알고 계셨는데 왜 굳이 한복을 입으면 좋을 거 같다고 하셨는지 난 이해할 수 없었다. 


 

어머님께 사정을 말씀드리니 그냥 알아서 있는 옷을 입고 오라 하셨다.

남편과 난 큰댁에 가기 전 어머님께 전화를 걸었다. 빈손으로 오지 말라 하셨기에 큰댁에 갈 때 무얼 가져 갈지 여쭤보니 맥주 한 박스, 소주 한 박스를 사 오라고 하셔서 우린 마트에 들려 사서 갔다.

큰댁에 도착하니 어른들이 식사를 하시며 앉아  . 우리가 온 걸 아시고 어머님께서 문 앞까지 마중 나오셨는데 날 보시자마자 내가 입은 옷이 마음에 안 드셨는지 내 옷을 계속 보시며 " 옷 색깔 .... 이거 말고 딴 거 입지~ "라고 하시더니 "한복을 맞췄 했는데.... " 라며 무척 아쉬워 하셨다.

우린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고 함께 저녁먹고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집으로 왔다.



설날 당일 아침 남편과 난 세배를 하기 위해 다시 큰댁으로 출발했다. 

큰댁에 도착해 어른들께 세배를 하고 밥을 먹고 상 치우는 걸 돕고 있는데 숙모님이 설거지를 하려 하셨다. 숙모님께 내가 설거지를 하겠다고 하니, 다음에 와서 하라시며 몸이 무거운 나를 배려해 자리에 앉아 쉬어 있으라고 하셨다.

그런데 어머님께선 웃으시며 나에게 다가오시더니

 " 그냥 네가 한다 하지 왜 ~ "라고 하셨다.

어머님 말씀에 난 할 말이 없었다....

우리 엄마라면 저렇게 말했을까? 힘들지 않냐고 날 걱정해 줬겠지..... 

난 그때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다.....



오후가 되자 다른 식구들도 다들 집으로 가신다고 하셔서 나도 친정에 가기 위해 남편에게 눈치를 줬다. 그제야 남편이 어머님께 우리도 친정에 다고 하니 어머님께서 가보라고 하셨다. 

어른들께 인사를 하고 나갈려는데 아버님이 우리가 가는 게 마음에 안 드셨는지  갑자기  "친정이 좋지머 ~ 갈려 가라 왜!"라고 말씀하셨다.

 난 어이가 없었다.  '난 집에도 못가나?' '집에 가지 말라는 말씀 이신가?'라는 생각과 함께  너무 속상했다.

속상한 마음을 꾹 참고 웃으며 인사드리고 우린 친정에 갔다.



친정에 가서 세배를 하고 우린 쉬고 있는데...

님께서 남편에게 전화가 다.

전화기 너머 들리는 아버님 말씀에 난 너무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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