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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이라면 결정하라

모니터링 말고 매니징!

by 진동철

1. 팀장은 팀원들이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해서 일하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팀장도 그렇지만 팀원들도 단순 보고서 작성이나 형식적 회의 참석과 같은 잡다구리한 일을 하느라 정작 기획이나 고객 대응과 같은 중요한 일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미래를 준비하는 과업들을 매일 조금씩이라도 해나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때 팀장이 개입해서 조정해 줘야 한다.


2. 그럴려면 어떤 일이 중요하고 성과에 기여하는지를 팀장이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처리해야 하는 많은 일들 중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하고 언제까지 끝마쳐야 하는지 명확히 꿰뚫고 있어야 한다.


3. 이걸 예전에 내가 다니던 회사 대표께서는 "팀장이 hands-on해야 한다."고 표현하셨다. (원래 hands-on은 실습이라는 단어인데 그것보다는 손을 댄다는 뜻으로 사용하셨다) "팀장들이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이슈에 대해 hands-on해야 한다"고 항상 강조하셨다.


4. 팀장들이 자주 쓰는 표현 중에 "잘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가 있다. 모니터링한다는 것 안에 매니징한다는 의미까지 포함하지만 모니터링과 매니징은 다르다. 모니터링은 바라본다는 것으로 숫자만 보고 있는 것이 모니터링이다. 하지만 팀장으로서 단순히 바라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매니징을 해야 한다. 매니징은 목표를 갖고 플랜하고 컨트롤 하는 것을 말한다.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중요한 사안에 대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5. 매니징의 핵심 중 하나가 시기적절한 의사결정이다. 목표를 갖고 플랜하고 컨트롤하는 매니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결정하는 것이다. 아무리 상황을 잘 파악하고 계획을 세워도 결정적 순간에 의사결정을 미루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진다. 팀원들은 팀장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방향이 정해져야 움직일 수 있고, 우선순위가 결정되어야 리소스를 집중할 수 있다.


6. 모니터링만 하는 팀장은 "상황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상태에 머물게 된다. 반면 매니징하는 팀장은 "상황을 파악했으니 이렇게 하자"고 결정한다. 명확한 의사결정을 해줘야 한다.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된다는 식으로 하거나, 아직 결정하기 어려우니 자료를 좀더 찾아보라는 것은 결정하지 않는 것보다 더 안 좋은 상황으로 갈 수 있다. 완벽한 정보를 기다리다 보면 기회를 놓치거나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80% 확신만 있어도 일단 방향을 정하고, 실행하면서 조정해 나가는 것이 좋다. 이것이 바로 매니징과 모니터링의 결정적 차이점이다.


7. 나 역시 팀장 시절 리더십 진단에서 늘 ‘의사결정 지연’이 보완할 부분으로 지적됐었다. HR팀장으로서 내 결정이 모든 직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댔지만 속으로는 항상 다음과 같은 다짐을 하곤 했다.


. 팀원이 해야 할 것을 명확히 정해줘야 한다.

. 내 의견을 명확히 표현하고 알려줘야 한다.

. 바로바로 결정해 줘야 한다.

. 좀더 생각해 보자는 말보다는 그건 이러는 게 낫겠다는 식으로라도 말해줘야 한다.

. 일단 검토를 시작했으면 어느 방향이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래야 그에 따른 후속 작업을 팀원들이 실행할 수 있다.

. 미팅 종료시, "좀더 생각해 보자, 내가 좀더 생각해보겠다, 다른 데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아봐라.”라는 말 대신 “이건 이렇게 하는 걸로 결정합시다.”로 끝내도록 하자.


8. 팀장의 역할은 팀원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오늘부터 소극적으로 "모니터링"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매니징"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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