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초등학교 때였는지, 중학교 때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렴풋하게 기억하는 건, 시간은 많고 무척이나 더웠던 어느 여름방학이었다는 것. 아빠는 책을 낸다고 하며 수기로 정리된 원고들을 가져왔고 나에게 그걸 한글 문서로 타이핑을 해달라고 했다.
내가 타이핑을 하는 와중에도 아빠는 내 옆을 지키며 하나하나 요구사항을 말했다. 그렇게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들을 쭉 지켜보았다. 그렇게 며칠을 했을까. 둘 다 에어컨도 없는 방에서 꽤 오랜 시간 동안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작업을 끝냈고, 며칠에 걸쳐 완성된 작업 결과에 그는 만족스러워하는 듯 보였다. 계획으로는 그해 안에 책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책이 출간되거나 나왔으면 신나서 자랑했을 그였지만, 그는 그해가 지나도, 다음 해가 지나서도 책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궁금했지만,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고 나서는 영영 물어볼 수 없게 됐다.
이 사건이 ‘나도 내 책을 출간해보고 싶다’라는 소망과 얼마나 관련이 있을지, 어느 정도의 영향을 준 건지는 알 수 없다. 어릴 적부터 책을 가까이하고 지냈고, 나 또한 나중에 내 생각이나 나로 비롯된 이야기가 책으로 나올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기에. 그 사건 하나로 온전히 내가 책을 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마음속 어느 한 편에 그 찝찝함이 자리 잡고 있음은 사실이었다. 내가 책을 낸다고 해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아쉬움이 풀리는 건 아니겠지만, 그냥 나라도 해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자랑하고 싶었다.
아빠는 내가 이렇게 자랑하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는 명예욕이 많은 사람이었다. 누가 들어도 그럴싸한 것들을 좋아하는 듯했다. 책을 출간하고 사람들 앞에 그럴싸한 직함을 가진 채 나서고 하는 것들. 매번 부정해왔었지만 어쩌면 나는 그를 조금은 닮았나 보다.
글을 쓸 때면 구성을 갖춰 길이감 있게 써야 한다는 생각에, 혼자만의 이상한 스트레스를 받곤 했는데 이 글은 어쩐지 그렇지가 않다.
먼 우주를 유영하고 계실 아빠에게 전한다.
아빠, 나 책 출간했네요. 멀리서나마 지켜보고 축하해주세요.
* 안녕하세요. 이 글을 읽고 계실 구독자님들께 오랜만에 브런치 글을 통해 인사드립니다.
제목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책을 출간했습니다.
사실 지난달인 11월 14~28일에 YES24를 통해 사전예약으로 먼저 선보였었는데요.
싸인도 없는데 사전 예약 혜택이라고 할만한 게 저자 싸인이라,, 그게 더 부끄러워 이곳에는 따로 알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현재는 다행히 혜택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저자 싸인같은 게 없고요.
대신 YES24에만 단독으로만 판매하지 않고,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그리고 알라딘 등
전체 온라인 서점과 서울 위주 전국 오프라인 서점에 많이 풀려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간 책 출간을 위해 브런치에서는 긴 시간 인사드리지 못했는데,
제 글을 재밌게 봐주셨던 구독자분들께서는
이번 책에서 다시 인사할 수 있게 된다면 좋을 것 같아 소식 남깁니다.
책에서, 그리고 훗날 북토크에서도 뵙게 된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전에 재밌게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셨던 작가님들 찾아뵙고 소식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카카오 본사 미팅 후 들른 교보문고 판교점 (오프라인 서점) 교보 문고 추천 도서 [한잔에 우주] 매대
우연히 들렀던 용산역 영풍문고 오프라인 서점 에세이 신간 매대
양태영 에세이 온라인 서점
YES24 판매 페이지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8750172
알라딘 판매 페이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3076470
교보문고 판매 페이지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869321
영풍문고 판매 페이지
https://www.ypbooks.co.kr/books/202411298846519155?idKey=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