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moomo Dec 17. 2024

기침

아프고나면 자란다


내가 귀하게 여기는 일상의 평온,

그 평안함이 깨졌다

찬 공기가 폐를 간지럽힐즈음

놀란 마음에 화가 차올라

성급하고 거친 숨으로 나온다


나도 모르게 참았다가 한(큰) 숨을 뱉는다

기침은 급하고 갑작스럽다

머리가 흔들리고 배가 뒤틀린다

깊은 곳에서 쓴 물이 올라온다

뱉는 숨이 짧고 쌕쌕거린다


건강하고 밝은 마음이 방해를 받아

면역이 바닥을 쳤고

유독 차고 시린 연말의 바람에

뜨거운 거리의 불빛들에도

아직 데워지지 않은 가슴이

여전히 거친 숨을 쉰다


화를 참으면 병이 된다고

곪아 터진 화는 누렇게 끈적이는

분비물이 되어, 퉤퉤-, 힘들다

그러나 때로는 뱉어야 하는 법

삼키지 못하고 역류한 화가

지독하게 쏟아지는 기침이

도리어 무척 자연스럽고 또한 아프다


그럼에도 가슴 깊이 품은

자유에의 염원, 나아감의 열망으로

강건하여 썩음 없이

튼튼하고, 씩씩하게, 결국

굳건하게 이겨내리라는 희망

기침 따위에 지지 않아!

휘청이는 몸을 바로 세우고

그 회복력을 믿고

후퇴함과 낙후됨을 경계하리


아프고 나면 자란다

새 몸과 새 마음으로 무장한다

그것이 성장이다

성장통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단 사진출처: 네이버 이미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