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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속 Aug 28. 2024

4. 다시 시작된 버림받는 역사

이젠 전국적으로 왕따가 되었다.

 이번엔 내 안에 먹자골목 꼬마가 어떤 사건을 창조했을까?

 구독자가 20-30만 명쯤 되었을 때였어. 모든 것이 순조롭게만 흘러가니 세상이 이젠 내 편이 된 것 같고 모두가 나를 사랑한다는 착각에 빠져 살 때였지. 그러니 더더욱 내 안에 울고 있을 꼬마 신을 찾을 이유는 없었지. 그때가 아마 2017년 겨울, 29살쯤이었던 것 같아. 그러던 어느 날 어느 광고 건에 대해 나, 소속사, 광고주 사이에 의사소통 문제가 생겨 내가 열심히 만든 영상을 못 쓰게 된 일이 있었어. 사실 지금 같으면 "에이, 다시 찍고 말지." 라고 생각했을 텐데 그때는 내가 만든 영상에 대한 집착이 너무나 심했던 거야. 뭐든지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간 일이 틀어지거든. 딱 그런 때였어. 속상하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에 생방송을 켰고 그때 나는 말을 하면 할수록 눈물이 나고 언행이 격해졌지. 방송에서 하면 안 되는 말실수도 하고 말이야. 그때 바로 미안하다고, 내가 지금 실수를 한 것 같다고 했으면 됐는데 나는 절대로 사과를 할 줄 모르는 애어른이었던 거야.

 댓글창은 온통 비판과 조롱 섞인 악플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도배됐어. 내가 했던 말은 모든 커뮤니티에 게시되었고 나는 도마 위에 생선과 같은 난국에 처한 거야. 그때 나는 학창 시절 왕따 당했던 경험이 다시 떠올랐어. 모두가 나를 가운데 두고 손가락질하던 그 시절말이야. 또 버림받는 역사가 시작되고 있던 거지. 철없는 나의 모습에 실망한 많은 팬들이 등을 돌렸어.


 "그럼 그렇지. 내가 이렇게 행복해질 리가 없잖아."


 그때 했던 생각이었어. 나는 역시 행복해질 수 없는 운명이다라는 생각. 도무지 벗어날 수 없는 긴 터널을 들어간 것 같았어. 그래서 이때 그 꼬마 신을 만났냐고? 아니. 그건 아직이야. 그럼 나는 이 시간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었을까? 신기하게도 이때 나를 도와준 사람들이 있었어. 바로 내가 자살시도에 실패한 이후. 더 이상의 삶의 시련을 버틸 자신이 없었어. 그러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그때 나는 완전히 놔버렸던 것 같아. 애쓰는 마음을. 근데 내가 얘기했지? 애쓰지 않아야 신성을 느낄 수 있다고. 신은 견딜 수 있는 고통만 준다더니 더 이상 놔뒀다가는 내가 정말 죽을 것 같았나 봐. 아, 여기서 말하는 신은 그 어린 신이 아니라 정말 높은 차원에서 우리를 사랑으로 안아주는 그 신을 말하는 거야. 그때쯤 나를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었어. 일면식도 없는 유튜버 님이 위로하고 싶다며 집 앞까지 찾아와 주시고, 어쩌다 연락이 닿은 구독자 분께도 큰 위로를 받았지. 두세 번 인사한 게 다였던 동생의 지인이 나를 데리고 여행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 나는 지금 그분을 사장님이라고 불러. 유명한 갈비 맛집 사장님이거든. 그 사장 님 커플과 함께 강원도며 여수며 장거리 상관없이 돌아다니면서 맛있는 거 먹고 울고 웃고 그랬지. 사장님 커플에게 내 감정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던 것 같아.


 나는 이 산 넘어 산의 인생을 도저히 반복할 자신이 없어요.

 너무 슬프고 힘들어요.

 살고 싶지 않아요.

 왕따가 된 기분이에요.


 특히 나를 바다로 많이 데려가 주셨는데 바다를 보면서 많이 울었어. 이야기하면서도 울고 원 없이 울었던 것 같아. 나는 또 이렇게 자연스럽게 마음 치유를 하게 됐던 거야. 마음 치유는 별 게 아니라 그저 느껴주는 것이거든. 슬프면 울고 화나면 화난다고 소리도 질러보고. 물론 혼자 있을 때 하는 게 좋아. 그때는 다행히도 그분들이 내 지겨운 우울타령을 반복해서 친절하게 들어주셨어. 정말 감사한 일이야. 하도 울고 불고 하니까 더 이상 눈물이 안 나더라고.


 정말 다행은 그때 만들어진 어린 신은 없다는 거야. 아무리 먹자골목 꼬마 씬이 창조한 상황이라 해도 감정에 따라 충분히 또 다른 신이 생길 수 있거든. 우리가 무한한 만큼 작은 신도 무한히 생겨.


 어제의 상처받고 방치된 나는 오늘의 작은 신이 돼. 


 그러나 어릴 때와는 다르게 내가 온전히 슬픔을 다 느껴줬으니까 사라진 거지. 어쩌면 전국왕따 꼬마 신으로 이름 불리며 내 마음속 어딘가에서 몰래 몸집을 키웠을 수도 있을 일이었어. 그러나 그 아이는 정말 사라졌어. 어떻게 아냐고?


 그때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거든.


 오히려 감사해. 그때 나에게 쓴소리를 해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너무 감사하고, 또 위로해 주셨던 분들께도 정말 감사해. 그리고 그 일이 나에게 그 시점에 일어나 줘서 감사해. 그렇지 않았으면 나는 끝까지 철없는 어른애로 있었을 거야.


 아, 그때도 마찬가지로 신기한 일이 있었어. 논란이 터진 지 3개월 정도 됐으려나? 꿈에서 내가 자동차를 몰고 어딘가로 들어가다가 내가 탄 자동차가 큰 화염을 내뿜으면서 빵 터져버렸어. 꿈에서 깼는데 속이 그렇게 후련할 수가 없더라고. 모든 것이 해결되겠다는 영감이 느껴졌어. 아마 이것도 신께서 알려주신 게 아닌가 싶어. 회사 계약 문제도 깔끔하게 해결됐고 그 이후로 유튜브 구독자가 빠른 속도로 올랐고 지금 옆에 있는 7년째 같이 살고 있는 남자친구도 만나게 됐어.


 그 뒤로 나는 약 2년간의 평화로운 시기를 보냈어. 근데 정말 진짜 평화였을까? 아니었어. 알잖아. 먹자골목 꼬마 신. 이제부터 내가 어떻게 먹자골목 꼬마 신을 만났는지 이야기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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