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보 Jun 13. 2023

ENHYPEN - Dark Blood

The 4th Mini Album

키워드 리뷰

메세지 : - 운명적인 상대 (=팬덤)와 새로이 사랑을 시작하고자 함..
            - 엔진을 너무 사랑해
            - 오만에 빠졌던 시간을 잊고 초심을 되찾겠다

키워드 : 뱀파이어

레퍼런스 : 영화 드라큘라, 트와일라잇 시리즈(뉴문?), 기타 뱀파이어가 등장한 수많은..영화

컨셉 : 다크, 클래식, 섹시


뮤직비디오 리뷰   

뱀파이어 상징물

관, 검은 새, 샹들리에, 촛불, 거울, 초능력 등 뱀파이어하면 흔히 떠올리는 수많은 상징물이 등장함


의상

화려한 화이트&골드 착장으로 뱀파이어 특유의 화려하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을, 심플한 블랙 수트로 뱀파이어하면 떠올리는 어두운 느낌을 표현했다. 특히 전자의 착장은 어두운 성벽과 저택 공간에서 등장해 뱀파이어의 고풍스러운 느낌을 더욱 극대화한다.

밝은 달 아래의 흰 후드 착장은 완전한 뱀파이어라기보다는 소년들에 가까운 멤버들의 모습을 표현한다.


메인 컬러

레드와 블랙. 중요한 전환포인트로 작용하는 레드문이 그를 반증한다.


컨셉포토/필름 리뷰   

Full ver.

뱀파이어라고 하면 모두 떠올리는 샹들리에, 클래식한 정장, 그리고 아물지 않고 선명한 물린 자국까지, 갓 뱀파이어가 된 멤버들의 모습을 보인다.


Half ver.

물린 자국은 아물어 흉터가 되어가고, 저택의 모습은 폐허가 되어 물에 잠긴다. 멤버들은 상대적으로 심플하게 흰 셔츠만 착용해, 상대와 헤어진 화자의 모습을 표현한다.


New ver

붉은 달이 뜨고 상처는 아물었다. 과거의 사랑을 모두 잊었지만, 다시금 새로운 사랑을 만나 다시 완전해진 뱀파이어의 모습으로 돌아온 멤버들의 모습을 그렸다. 특히 붉은 꽃은 피와 레드문을 상징하면서 스토리와의 유기성을 보인다.


앨범 크레딧


Cirkut

sweet but psycho, unholy, starboy 등에 참여한 외국 프로듀서. 다소 어두우면서도 신스 사운드가 특징이 된 곡들에 다수 참여했음. 특유의 날카롭고 어두운 느낌의 베이스와 신스 사운드를 통해 어두운 컨셉을 표현하고 싶었던듯?


Jason Evigan

girls like you, what lovers do, people you know, physical 등 참여. 통통 튀는 느낌의 신스 사운드 말곤 도저히 공통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참여한 곡의 스펙트럼이 넓은듯..? 근데 아무튼 팝 곡을 잘 하는 프로듀서인 건 알겠음.   


Wonderkid

하이브 내부 프로듀서. 여태까지 계속 엔하이픈 전담 프로듀서였는데 이번에 타이틀곡 안 맡긴 걸 보아하니 정말 페이즈 투를 열고 싶었던 거 같음…근데 저는 원더키드 노래가 더 좋은 거 같은데 어쩐담.   


Theo & The Climb

WRENN이라는 가수와 두 곡 정도 같이 함. 그 외에 케이팝 프로듀싱한 건 온유 노래 정도. 세 곡 정도 들어봤는데 (Hailey, Your friends like me better, Expectations) 공통점이 있다면 기타 사운드 잘 쓴다는 거, 살짝 청량한듯한 미디움 템포 팝이라는 거. 근데 샤콘느는 완전 이런 곡이 아니라서 의외다 싶네요   


Tido Nguyen

주로 SM이랑 작업했음. Forever only(재현), kiss kiss(샤이니), proud 등 아티스트와 상관 없이 다양한 곡에 참여. 대체로 알앤비 팝을 같이 했었는데 엔하이픈이랑은 완전 알앤비라기보단 상대적으로 좀 소프트한 미디움 템포 팝…을 했넹…알앤비를 좀 빼고 가벼운 느낌을 주문받은듯. 소프트한 느낌의 팝 잘 만드네요..   


Waveshower

워너원 일본 곡 하나 했고, 바로 이전 앨범 곡인 shout out 담당. 청량한 밴드 사운드에 특화된 작곡가로 보임.


앨범 리뷰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라는 특유의 독특한 세계관을 포인트로 다양한 시도를 해오던 엔하이픈. 이제는 본격적으로 더욱 뱀파이어라는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자 하는듯, 오히려 더 어둡고 고풍스러운 느낌의 앨범으로 돌아왔다.


그를 반증하듯 타이틀곡 Bite me는 인트로의 아카펠라와 프리코러스의 백보컬을 통해 클래식함을 강조하고, 곡 내내 시종일관 강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베이스 사운드를 통해 어두움을, 리드미컬한 드럼과 베이스를 통해 엔하이픈 특유의 댄서블함을 표현한다. 송폼 자체는 매우 단순하지만, 프리코러스와 드랍되는 코러스 구간 사이의 연결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미니멀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세련됨과는 다소 동떨어진 프리코러스 구간도 아쉽다. 크게 기억에 남을만한 구간이 없는 것도 큰 단점이다. 멜로디컬한 코러스나 챈트는 전혀 기억에 남지 않고 쉽게 잊힌다. 짧은 곡 안에 떠올릴만한 구간을 어떻게든 삽입하고자 하는 최근 트렌드와는 다소 떨어져있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ite me는 엔하이픈이 보이고자 하는 다크한 이미지와 기존 엔하이픈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퍼포먼스 사이에서 잘 타협한듯한 느낌이다. 프리코러스에서 급격하게 드랍되는 형태의 챈트도 나쁘지 않았던 것은 기존에도 힙합을 기반으로 한 곡들을 자주 들고 나왔던 엔하이픈이었기 때문이다. 엔하이픈과는 다른 이미지를 내세웠음에도 곡의 구간구간을 통해 기존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자 한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추천할만한 수록곡은 1번 트랙 Fate와 3번 트랙 Sacrifice. 두 개의 트랙 모두 존재 이유가 확실한 트랙이라 꼽아보았다. 물론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를 끌 것은 기타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하면서도 청량한 팝 트랙 bills, 팬덤에서 좋아할만한 비주얼로 인기를 끌만한 트랙은 정직한 펑크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락 트랙 karma가 될 수 있겠다. 그럼에도 fate와 sacrifice는 그 중에서도 튀는듯한 매력이 있다.


1번 트랙은 하프 사운드가 인상적인 하이브 특유의 1번 트랙이다. 세계관과 관련한 나레이션이 담긴 트랙이다. 이 트랙에서 좋았던 지점은 클래시컬한 하프 사운드는 물론, 비트감과 주변음, 백보컬을 사용해 완벽하게 컨셉을 설명해낸다는 지점이었다. 또한 1번 트랙에 담긴 하이브의 전략 역시 두고볼만한 점이다. 엔하이픈의 이번 타이틀곡은 다소 직설적으로 세계관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하이브는 주로 타이틀곡에서는 세계관에 대한 지식 없이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만한 내용을 다루고, 본격적인 컨셉과 세계관은 1번 트랙을 통해 풀어냈다. 타이틀곡만 듣고 즐기는 대중과, 세계관과 스토리까지 ‘공부’할 의향이 충분히 있는 팬덤까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만한 전략이다.

3번 트랙은 타이틀곡보다 조금 더 본격적으로 어둡고 클래식해 이번 컨셉과 가장 부합한다는 점에서 추천할만한 곡으로 꼽았다. 음악적으로 평가할만한 점이 많지는 않지만, 특유의 신스 사운드와 단순한듯한 킥이 위태로우면서도 섹슈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엔하이픈에게는 다소 이를 수 있겠지만, 곡의 전개가 어색한 부분이 없이 유려한 것은 물론이고, 적재적소에 배치된 사운드를 통해 치명적이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잘 구현해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컨셉의 시의성이다. 먼저 섹슈얼하고 다크한 컨셉을 하기에 엔하이픈 멤버들은 아직 다소 어리다. 섹시함이 무엇인지, 다크함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 멤버들을 데리고 다크하고 섹시한 느낌을 내려고 하니 어딘가 부족한듯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둘째로 문제되는 것은 기존 트렌드와 다소 부딪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트렌드는 더워지고 있는 계절을 의식해서인지, 밝고 다소 키치한 느낌의 컨셉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엔하이픈은 완전히 반대의 전략을 들고 나왔다. 어둡고, 무거우면서도 클래식하다. 뱀파이어라는 소재의 특성상 그렇게 풀리기 쉽다는 것을 알지만, 여지껏 엔하이픈은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들고서도 충분히 밝고 상쾌한 그들만의 음악을 해왔다.


마지막으로는 엔하이픈의 기존 정체성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엔하이픈은 멤버들의 어린 나이를 의식해서인지, 상기한듯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밝고 에너제틱하게 풀어왔다. 당장 조금 어두운 축에 속하는 blessed-cursed나 drunk-dazed만 생각해봐도 그렇다. 소년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밝고 청량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이번 앨범은 완전히 그렇지 않다. 기존과 비교했을 때 다소 어두운 것은 물론, 심지어는 섹슈얼한 느낌까지 추구하고자 한듯하다. 사운드적으로도 그렇다. 클래시컬하거나 완전한 미니멀함을 통해 성숙함을 표현하고자 한 것으로 읽힌다. 그렇다고 엔하이픈의 완전히 새로운 챕터를 열어나가겠다는 포부로 읽히지는 않는다. 엔하이픈의 정체성이 다소 희석되었다고 느껴질 뿐이다.


결국 여러모로 다소 이른 시기에 어두운 컨셉을 만났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룹 내부를 의식해도 그렇고, 그룹 외부를 의식해도 그렇다. 조금 더 묵혀두었다 1-2년쯤 뒤, 아니 하다 못해 이번 하반기에 컴백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Le Sserafim - UNFORGIVEN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