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인과 편견에 대하여. 영화 <괴물> 리뷰

‘낙인과 편견에 대하여.’ 영화 <괴물> 리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은 엔딩 크레디트가 다 끝날 때까지 극장을 떠나기 어려운 영화였다.  마지막 순간 한없이 자유로운 두 아이의 뒷모습이 보이고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올 때야 비로소 해방감을 느끼다가도 나 또한 편견을 갖고 누군가를 괴물로 낙인찍었거나, 낙인찍혔던 기억들을 곱씹게 되기 때문이었다.

삶 속에서 얼마나 많은 개인들이 괴물로 낙인찍혀 살고 있을까? 그리고 얼마나 많은 편견들이 우리를 괴물로 만들고 있을까. 낙인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새로 태어나야 하는 걸까?

“새로 태어나지 않아도 돼.”

어쩌면 세상의 낙인과 편견 속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힘은, 다름을 인정하는 포용과 연대에서 올지도 모른다. 똑같은 사건을 자신의 편견으로 다르게 바라보는 각 인물들의 시선을 지나 해방된 두 아이들의 뒷모습에서 필자는 어렴풋한 희망의 냄새를 맡았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괴물은 누구인가?’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영화를 보는 내내 괴물로 낙인찍을 인물을 찾게 되지만, 결말을 맞이하고 나서야 그것이 허망한 일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이 영화의 각본과 연출의 훌륭함은 그 지점에서 증폭된다. 영화의 이야기가 영화 속 스토리에서 끝나지 않는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게 만든다. 관객의 시선과 생각이 비로소 이 영화를 완성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어떠한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지만, 누군가의 관점이 들어간 자료로 접하거나 사건의 전체를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타인을 바라보는 일에는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

당신이 괴물로 낙인찍어 손가락질했던 누군가는 깊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물론 당신 또한 누군가가 찍은 낙인으로 인해 괴물이 되어본 적도 있을 것이다.

낙인과 편견이 인간에게 내려진 지울 수 없는 숙명이라면, 우리의 운명만큼은 포용과 연대로 써 내려갈 수 있기를 이 영화의 감상을 빌어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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