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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 D케터 Oct 19. 2020

멕시칸 음식을 먹으며 오즈 야스지로를 생각하다.

생각하는 D케터의 [일상이多]

삶 속에 자신 만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의 특별한 행복이 없다면
넘어지는 순간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식사의 순간은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삶의 모습을 잘 드러내 주는 순간이기도 한데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가 늘 그러하듯
식사의 순간에는 그 순간 만의

평화로움 또는 긴장이 섞여있다.

​그래서 우리는 식사의 분위기에 따라
그 작은 집단의, 혹은 그 작은 가정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는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처럼 식사의 순간으로 많은 것을 표현한 감독이 있다면
다름 아닌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의식의 흐름대로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온 더 보더' 놀랍게도 멕시칸 음식점이었다.


주기적으로 가주지 않으면
몸살이 올 것만 같은 식당 하나쯤은
모두가 마음속에 품고 사는 거라고 했다.

그래서 마음에 만들어 둔 제2의 고향
'온 더 보더(On the Border)'

지점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다는 게 함정이지만
항상 내게는 맛있게만 느껴지는 곳이다.
멕시칸 음식을 아주 좋아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인테리어부터 이국적인 포스를 풍기는
이 특이한 멕시칸 음식점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곳은 간판의 색감 조차도
우리의 시야를 가만 두지 않는 무시무시한 곳이다.

필자가 이 곳에서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이 있다면

역시 구아카몰 볼(아보카도, 야채, 고수 등)인데

여유가 있다면, 구아카몰 라이브를 추천한다.
무엇보다 양도 많지만 직접 눈 앞에서 퍼포먼스를 해준다.



여담으로, 구아카몰 볼은 나쵸와 함께 먹는 맛이 참 좋다.
​살사 소스도 맛있긴 하지만 이 곳의 장점 중 하나가
나쵸 무한 리필이고, 궁합이 잘 맞는 것들은
빨리 같이 먹어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니까.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메뉴
'메스퀴드 그릴 화이타'

취향에 따라 스테이크, 치킨 선택이 가능하고
둘 다 섞어서 주문도 가능하다.


오른쪽 위에 보이는 블랙 빈, 라이스, 야채들과 함께
쌈 싸 먹을 수 있는 아주 훌륭한 메뉴 중 하나 되시겠다.
토르티야에 싸서 먹으면 그야말로 천국의 맛이 따로 없다.

문득 나의 식사 시간을 찍어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적어도 이 곳에서 식사를 하는 순간만큼은
항상 밝은 표정을 하고 있지 않았나 하는
기억의 오류들이 마구마구 뿜어져 나온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모든 것들이 아무튼이다."

뜬금없는 메뉴에
뜬금없는 영화가 떠오르는 것처럼

인생도 참 뜬금없는 타이밍에
뜬금없는 상황이 들이닥치기 바쁘다.

생각 속의 생각 속의 생각 같은
이상한 이야기를 적어두고

이런 것들이 나의 일상이었고 회상한다면
참 덧없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기록하지 않으면 모두 잊힌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기록하지 않을 수 없는 아이러니에 빠지는 것이다.

기록했다는 사실을 잊으면 어쩌지?
또 다른 아이러니에 봉착하는 순간
머리는 어지러워진다.


-

2020.10.19 일상의 기록.
by. 생각하는 D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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