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고르 Apr 26. 2022

창녕에 드디어 우리만의 텃밭이 생겼습니다.

드뎌 주말농장

창녕에서도 번화가인 창녕읍에서 조금만 운전을 해서 가니 바로 논과 밭이 있는 시골 풍경이 이어진다. 도시에서만 자라온 우리로선 도심에서 1분만 가도 이런 촌구석이 나온다는 게 신기했다. 이곳에 오니 뭐랄까.. 우리가 3월 말에 귀촌한다는 것이 피부에 와닿는 것 같았다.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주말농장 텃밭을 계약하기 위해서다. 

창녕 읍내에서 1분만 운전해도 이런 풍경이 보인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희 도착했습니다!"


"아아 네! 거기서 조금만 기다리세요."


잠시 후


"안녕하세요~ 일단 안으로 들어가시죠."


"네네!"


"사실 뭐.. 우리가 돈을 벌려고 밭을 임대해 주는 건 아니에요. 놀고 있는 땅이 있는데 그냥 놀리기가 아까워서요. 근데 또 그냥 무료로 분양하자니 사람들이 책임감도 없이 밭을 방치하거나 할 것 같고..."


"그렇군요"


"농사에 필요한 기구는 요 밑에 다 있고요, 밭 근처에 수도도 다 있으니까 편하게 텃밭 가꾸실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경작할 텃밭. 아직은 황무지

임대 면적은 10평, 1년에 6만 원. 겨우 한 달에 5천 원꼴이다. 10평이라서 어쩌면 작다고 할 수 있지만 6만 원이란 비용은 정말 거저라고 생각한다. 밭은 3월 30일에 이사할 창녕 집에서 차로 겨우 5분 거리. 주말농장은 집으로부터 거리가 참 중요하다는데 거짓말같이 이런 텃밭을 계약할 기회가 우리 앞에 딱! 나타나다니. 귀촌의 시작이 가히 순조롭다.


텃밭 가꾸기는 우리에게 여러모로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다가올 미래에 귀농을 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촌에 살면서 텃밭 하나 가꾸지 못한다면 귀촌인으로서 좀 아쉽지 않겠나. 그리고 텃밭가꿈은 우리의 귀촌 스토리를 더 풍성하게 해줄 것이다.


나는 지금 허리가 아작나서 텃밭은 아내에게 전적으로 맡길 생각이다. 아내는 자연을 대할 때에 특히 본연의 모습이 나타나는데, 그 순수한 표정과 행동들을 내 비싼 카메라에 하나씩 담아보련다. 아내의 인스타가 곧 초록색 사진으로 도배가 되겠군. 팔로워가 벌써 1천 명이 넘었던데.. 귀촌 스토리로 인스타가 좀 더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나저나 작물을 심으면 양이 어마어마하게 나온다는데.. 좀 대비를 해야겠다. 이사하자마자 본격적으로 채소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연습할 생각이다. 아직 이웃도 없어서 상추나 당근 같은 것들 대량으로 수확하면 줄 사람도 없는데. 이거 강제로 채식주의자 되게 생겼다. 김칫국 마시는 건가. 농사 망할 수도 있는데.


곧 창녕으로 이사를 한 뒤에 에세이식 글 말고 귀촌 스토리로 더 자주 구독자님들을 찾아뵐 생각이다. 


기대해달라.

작가의 이전글 백수가 된 후 가짜사회복지사에게 생긴 변화 3가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