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에너지 복합 전쟁

미국의 화력발전 규제 롤백이 가져올 파장

by 권석준 Seok Joon Kwon

최근 몇 달간 놀라운 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AI의 적극적인 도입 범위와 계층은 겉보기 국가 경제 성장률의 상향 곡선에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이 추세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기업이나 개인들에게는 그 경제 성장률의 결실이 오히려 장벽이 되는, 이른바 K자 성장의 모순도 최근 많이 회자된다. 실제로 AI의 도입으로 인해 일부 기업이나 개인의 경제적 역량 확장 추세는 물론 신산업에서의 지배력 확보도 이미 실현되고 있고, AI가 빨아들이는 막대한 자본 투자는 그래서 정당한 근거를 확보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일부 기업이나 개인의 경제력 확장만으로 AI가 블랙홀처럼 흡수하는 거대한 CAPEX가 수익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간의 문명 발전 역사를 살펴보면 기술의 혁신 길목마다, 결국 거대한 CAPEX의 지속가능성은 일부가 아닌, 사회 전체, 국가 전체, 조금 더 거창하게 이야기하면 인류 문명 전체의 transition에 적용될 때 비로소 확보되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는 S-curve의 변곡점에 도달하기 시작할 때부터 확보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은 최근의 AI 대전환에 필요한 거대한 자본 투입은 두 가지 축을 동시에 요구한다는 것이다. 하나는 Computing (C), 즉, 연산 자원의 확보고 나머지 하나는 Energy (E), 즉, 전력이다. 연산 자원의 확보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GPU, CPU, HBM, DRAM, SSD 같은 데이터 처리-수송-저장 시스템에 투입되는 반도체의 규모와 성능으로 결정된다. E, 그중에서도 전력의 확보는 역시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발전, 송전, 배전, 저장 시스템의 규모와 효율로 결정된다. (더 정확히는 E = Firm MW@site이며, E = min(발전, 송배전/접속, 계통서비스 (예비력/관성/주파수), 냉각자원이다). 작년에 내가 제안했던 GDI라는 개념은 아주 단순히 이 두 축이 상호 독립적이고, 둘 다 필요한 개념이라는 점에서 C*E의 개념으로 도식화했다. 물론 이 두 개념은 반드시 독립적일 필요는 없으며, 실제로 에너지의 경우 태양광발전 패널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자원 개발이나 효율 강화, 송배전에 필요한 grid의 capa 관리, 송배전 시스템 용 초전도체 송전망, 배터리 ESS에 필요한 리튬이나 소듐 배터리 소재 개발, 고효율/고안정성 전력반도체 (SiC, GaN 등) 개발 등의 과정에서 AI가 적극 활용되며, 따라서 연산 자원의 규모와 효율은 매우 중요하다. 역으로 연산 자원 역시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특히 AIDC 같이 태생적으로 다양한 주파수 대역에서 전력 수급 패턴의 불예측성이 큰 시스템에서 안정적 phase, frequency, current density, voltage를 갖는 고품질의 전력을 확보하는 것은 점점 더 중요해진다.


AI transition, 그리고 그 이후 겉보기 경제 성장률을 놓고 벌이는 각국의 전략 게임은 이 경제 성장률의 성과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넘어, 다시 연산 자원과 에너지 자원 개발에 그 성과를 어떻게 제때, 제대로 투입될 수 있느냐의 게임으로 진화한다. 즉, 성과의 양의 되먹임 고리를 누가 더 강화하고 더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게 된다. 이는 GDP의 싸움이 아니라, GDI의 싸움이 됨을 의미하며, 이를 놓고 벌이는 경제 경쟁은 패권 경쟁으로 확장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단순하게만 생각한다면, 컴퓨팅 자원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 팹을 많이 만들고 공급망을 지배하는 전략, 에너지 자원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발전소와 그리드, ESS와 솔라/윈드팜을 잔뜩 만들고 공급망을 지배하는 전략이 충돌하게 됨을 의미하며, 각 영역에서 창출되는 이익과 비용 사이에서 경제-기술적 측면 외에도 결국 정치적인 변수가 개입됨을 의미한다. 정치적 변수는 국가 간 관세 전쟁, 기술 표준 경쟁, 탄소세를 놓고 벌이는 비관세 장벽, 핵심 기술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 등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딪힘을 보이는 국가는 당연히 미-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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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하이테크 개발 성과와 기초과학 연구 성과를 해제하는 글을 씁니다. 과학과 사회, 학문의 생태계 지속 가능성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이드잡으로 하이테크 스타트업 컨설팅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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