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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비줌마 Oct 02. 2021

출판

피를 말리는 시간


'출판'을 한마디로 설명하라면 '침묵 가운데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글도 제대로 잘 쓰지 못하면서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 그동안 쓰고 싶었던 내용을 하나하나 써가면서 몇 번이나 수정에 수정을 하고, 읽고 또 읽으며 써낸 글이다.

그리고 도전~


최근 탈고를 하고 출판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기독교 내용이어서 기독교 출판사를 검색하고, 처음에는 평소에 좋아하던 한 곳의 출판사에 무작정 원고를 보냈다.

하루가 지나니 담당자로부터 출판을 담당하는 사람이 모두 읽어봐야 하기에 몇 편 복사하는 것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 하던 일들이 있어 다소 시간이 2~4주 정도 걸린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읽어보겠다는  답을 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서 감사의 답글을 보냈다.

그랬더니 작가님과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며 읽어보겠다는 답신을 다시 보내왔다.

사실 그 답신에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처음으로 평가를 받는 것인데 결과와 무관하게 정중하면서도 초보 작가 지망생에 대한 대우와 배려에 그동안의 모든 것에 보상을 받는 듯했다.

그리고 한 달 후 관계자들 간에 여러 의견이 있었고, 그만큼 고민도 많았는데 이번에는 함께 작업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정중한 거절과 함께 그러나 다른 곳에 꼭 투고를 해 보라고, 그리고 꼭 출판했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해왔다.

비록 정중한 거절이었지만 그럼에도 너무 기뻤다.

무시하거나 기를 꺾지 않고, 격려와 함께 희망을 준 것이 진심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글에서 풍겨지는 것은 진심 그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답신대로 좌절하지 않고 다시 몇 군데 용기를 내어 원고를 보냈다.

각 출판사마다 출판 의뢰를 받겠다거나 '투고'라는 코너가 있어 그곳으로 원고를 보내면 되는 곳이 있기도 하지만 분명 기독출판사라고 되어 있는데 원고를 어디에 보내야 할지 알 수 없어 홈페이지를 열었다, 닫았다를 수없이 반복하며 찾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그러다 한 곳에서 일단 2,000부를 찍어보자고 연락을 해왔다.

조건이 있기는 했지만 대표에게서 직접 전화도 오고, 원고에 대한 칭찬 또한 아낌없이 해 주었다.

처음 글을 썼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내용도 탄탄하고, 글도 매끄러워서 손댈 것은 없을 듯한데 작가에 대한 인지도가 하나도 없어 홍보나 판로에 대한 부분이 좀 걸린다는 솔직한 내용을 담아 직접 전화로 연락을 준 것이다.

원고에 대해 인정을 해 주고, 사실 나라는 사람은 생면부지, 불모지 같은데 그럼에도 선뜻 출판을 해보자는 연락은 황송하다 못해 너무 놀라서 뒤로 자빠질 뻔했다.


처음 출판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연락을 하여 경험을 나누어준 분들의 조언이 없었다면 사실 여기까지도 오지 못했을 것이다.

기독교 내용이니까 반드시 주소지는 확실해야 한다면서 기독출판사에서 출판을 하고, 자비는 생각도 안 해 봤는데 출판이 목적이 아니라면 자비로는 아직 생각하지 말라며 열심히 문을 두드리고 기다려보라고, 원고가 좋아 반드시 어디선가는 연락이 올 것이다. 

그리고 대형 출판사는 대부분 2년 정도의 출판계획이 미리 잡혀 있어 쉽지 않을 것이고, 또 출판사도 이익을 무시할 수 없으니 투고를 받기보다 미리 판로가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는  대형교회 목사님이나 교수들에게 출판사 쪽에서 먼저 원고를 의뢰하는 경우도 있고, 번역책을 전문으로 내는 출판사도 많으니 그 출판사의 성격을 알아보는 것도 좋다.

출판사들이 어렵기 때문에 판로에 대한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까지 자세히 설명을 해 주면서 그런 상황을 알면 덜 실망이 될 터이니 낙심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해 보라는 조언이 정말 큰 힘이 되었다.

사실 대형 출판사를 제외하고는 아는 데가 없어 검색에 검색을 해야 알 수 있는 상황에서 그런 조언이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하루 종일 앉아 검색을 하다가 '투고란'이 없는 한 출판사에 출판 의뢰를 해도 되냐는 질문을 담아 이메일을 하나 보냈는데 너무나 친절한 답을 보내왔다.

요즘 형편이 어려워 출판을 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실례가 안 된다면 다른 곳에 의뢰를 할 경우는 원고에 대한 도용의 문제는 없을 테니 원고도 함께 보내라는 말을 전하며 제목만으로도 내용이 그려지는데 좋은 작품일 것 같으니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여왔다.

내 입장에서는 무작정 보내는 것이 무례할 수 있다 싶어서 일단 물어본 것인데 그런 답을 정성껏 보내와 이번에는 무작정 원고와 함께 다시 연락을 했다.

다시 한번 더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고, 무작정 보내는 것이 무례가 될까 싶어서 먼저 물어본 것이고, 원고 도용에 대한 걱정이 아니었다는 내용도 담아서.


그러나 나는 그 무명을 강조하고 싶고, 감히 그것이 조건이다.

유명한 분들의 글이야 당연히 훌륭하기에 문제될 것이 없지만 이름 없는 평신도의 글이, 그리고 그 내용이 좋을 수도 있기에 내세울 것이 없어서 당연히 작가의 프로필에 쓸 것이 없지만 그럼에도 '평신도 중의 한 사람'이라고만 적고 싶은 것이 내 조건이라면 조건이다.

그리고 그렇게 출판하고 싶다.


오늘도 이런 과정들을 겪으며 기다리고 있다.

연휴라 출근하는 사람들이 없을 테니 아무 연락이 없겠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메일을 열어본다.

그리고 좋은 소식을 기대한다!

더불어 좋은 소식을 전하길 또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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