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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ho Nov 10. 2023

함께 일하기

디앤디파트먼트에서 발행하는 d design travel을 좋아한다. 일본의 현(한국의 시나 군에 가까운 행정구역)에 2달 동안 직접 살아보면서, 그곳을 디자인의 관점으로 소개하는 잡지다. 일본에서 일본어로 발행하는 잡지라 내가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영어 설명도 곁들여져 있고 무엇보다 잡지의 취지를 좋아하다 보니 일본 여행을 갈 때마다 자주 챙겨보게 된다.

처음 이 책을 만들 때 저의 생각은 앞으로 미래를 살아갈 모든 세대에게 ‘디자인의 관점’이 매우 중요해져 갈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도시의 유행을 좇기보다 지역 고유의 토착적인 매력을 발견하기 위해 ‘디자인의 관점’으로 지역을 소개하는 관광 가이드 북이예요. 일본은 크게 47개의 도도부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47개 현의 47개 도시를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발행 중이며, 모든 도시는 콘텐츠 구성과 페이지 수가 동일합니다.

나카오카 겐메이는 자기 혼자서 만들 수 있는 크기를 생각하다 보니 잡지를 만들게 되었다고 말한다. 창업자의 열정이 담긴 아이디어에는 계속되는 힘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마음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에 지난 14년 동안 32개의 현을 그리고 앞으로 15개의 현을 더 소개해 나가려는 게 아닐까.

처음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분명 창업자다. 그러나 계속하는 힘은 동료에게서 나온다. 혼자서 뚝딱 만들어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혼자서 만들 수 없다. 날이 가면 갈수록 그렇다. 내 능력이 부족해 다른 사람의 힘이 필요해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느 쪽을 선택하겠냐고 하면 나는 언제나 동료와 함께 일하는 쪽을 선택하고 싶다. 

이영한 님의 EO 영상을 보며 함께 일하는 즐거움에 대해 다시 되새기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하려고 하면 딱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만 할 수 있다. 동료를 보고 회사를 보고 비즈니스를 보고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함께 관계되어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보려고 할 때, 모두의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일이 확장된다. 내가 할 수 없는 경험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다시 되짚게 되는 때가 있다.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 나가오카 겐메이 님과 이영한 님의 말을 보면서 나의 일을 되돌아보면 아는 것을 더 잘 알게 된다. 그 사람들의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생각이 확장된다. 별로 달라진 것 같지 않지만 달라진 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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