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움 낭독'은 낭독 기초반부터 함께 해 온 선생님들의 모임이다. 나는 그들의 마지막 코스인 12주 전문가반에 뒤늦게 합류해 나의 마음을 빼앗아 간 책, <루리의 긴긴밤>으로 낭독회를 마치면서 지금까지 소통하며 지낸다.
지난여름 한국 방문 중에도 만나 식사도 하고 수다도 떨었고, 미국으로 돌아와서도 톡방에서 안부를 주고 받지만 혼자 뚝 떨어진 미국에 거주하는지라 왠지 거리감이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달 진행되었던 책 한 권, '그레구아르와 책방할아버지'로 거의 날마다 함께 릴레이 낭독을 하면서 좀 더 끈끈한 관계가 된 것 같다.
한국시간으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나는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이른 아침 6시에, 난 오후 5시에 30분씩 만나 낭독을 했다. 미국은 낮시간이라 어렵지 않게 함께할 수 있었고, 또 낮시간이라 가끔 일이 생겨 참여할 수 없었다. 그러나 5주 동안 낭독교과서의 하나이기도 한 책, <그레구아르와 책방할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예전에 점자도서관 기증을 위해서 읽었지만, 그땐 나의 파트만 열심히 낭독을 할 수밖에 없던 시절이라 책 전체에 집중할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번에 책 전체 낭독을 통해 선생님들의 낭독을 들으면서 새롭게 그레구아르와 피키에씨를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
짧다고만 생각한 30분이 3시간, 아니 더 이상의 귀한 시간으로 다가온 행복한 시간이었다. 30분의 낭독으로 책 한 권을 끝내고 보니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이 나의 이야기로 다가왔다. 작은 습관의 힘이 얼마나 큰지 또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나아가서 30분 낭독 독서모임을 만들어볼까 하는 욕심도 앞섰지만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 일단 추후 계획으로 넘겼다.
추억의 어설프기까지한 온라인 낭독회를 찾아 들으며 웃는다. (정민선생님과의 추억도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