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하는 사람들 이야기 II
'오롯이 낭독'은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들로 모인 낭독톡방이다. 미동부 시간으로 매주 월요일 밤 9시에 만난다.
오롯이 낭독은 내가 진행하던 낭독북드림 '함께 읽다'에서 만난 선생님들과 함께 조촐하게 시작되었다. 고작 4명이었지만 사는 곳이 각각 달랐다. 나는 노스캐롤라이나, 케이님은 캘리포니아, 스위트피님은 메릴랜드, 그리고 유일하게 한국에 사는 울 방의 마스코트, 비마이데이 님과 오손도손 조촐하게 출발했다. 늘 낭독이야기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이야기로 수다 웃음꽃이 만발했다. 당시 나만 낭독을 공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케이님과 비마이데이 님은 전문가반까지 1년 과정을 마쳤고, 곧 스위트피님도 전문가을 마친다. 하하. (저 낭독전독사 맞죠~? 하하)
요즘은 캘로포니아주에 사는 은이 님(전문가반 졸업)과 스노우드랍님, 버지니아에 사는 조안님(북내레이터), 죠지아에 사는 조앤 님(기초반), 게다가 유일한 남자 용성샘(배운 적 없지만 제일 낭독을 잘하며 스위트피님의 낭군 되심)까지 함께 한다. 누가 봐도 심하게 화기애애하다. 그 어떤 낭독톡방보다도 찐한 낭독이야기들이 오간다. 말 주변도 젬병인 데다 말이 없는 편인 나 조차도 이 시간만은 절로 수다쟁이가 되고 만다. 같은 미국이지만 시차도 있고, 또 같은 주에 살더라도 가깝지 않은 이곳에서 낭독이 뭐길래 낭독이야기에 늦은 밤까지 불꽃을 피운다.
'오롯이 낭독'은 특별한 규칙 없이 운영된다. 단 하나의 정해진 규칙이라면 매주 월요일 동부시간 밤 9시에 줌으로 모인다는 것뿐이다. 모든 멤버들이 항상 참여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나도 일이 있으면 빠지기도 한다. 모든 멤버가 울 방의 주인이다. 부담 없이 일상 이야기를 나누고 수다를 떨며 또 낭독으로 웃을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다.
해외살이는 때로는 외롭기도 하고, 쳇바퀴 같은 일상을 보낼 때가 많다. 또 남의 나라라 예상치 않았던 마음의 상처를 받을 때도 있다. 나름 잘 나간다고 여기던 한국에서의 삶은 기억 속에 넣어두고, 각자의 처한 상황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낭독이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는 온돌방이 되어주길 바란다.
매주 만나지만 늘 반갑고 마냥 좋다. 서로에게 아낌없이 좋은 것은 나누는 예쁜 사람들, 고민이 있으면 공감해 주면서 마음을 나누며 의자가 되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2024년엔 낭독회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만난 낭독을, 우리들의 마음을 열게 한 낭독으로 또 다른 해외에 사는 친구들에게 낭독을 전하는 역할을 우리 '오롯이 낭독'이 펼쳐가면 좋겠다.
오롯이 낭독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