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독가 한희정 Apr 09. 2024

오롯이 낭독

낭독하는 사람들 이야기 II

'오롯이 낭독'은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들로 모인 낭독톡방이다. 미동부 시간으로 매주 월요일 밤 9시에 만난다.  


오롯이 낭독은 내가 진행하던 낭독북드림 '함께 읽다'에서 만난 선생님들과 함께 조촐하게 시작되었다. 고작 4명이었지만 사는 곳이 각각 달랐다. 나는 노스캐롤라이나, 케이님은 캘리포니아, 스위트피님은 메릴랜드, 그리고 유일하게 한국에 사는 울 방의 마스코트, 비마이데이 님과 오손도손 조촐하게 출발했다. 늘 낭독이야기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이야기로 수다 웃음꽃이 만발했다. 당시 나만 낭독을 공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케이님과 비마이데이 님은 전문가반까지 1년 과정을 마쳤고,  곧 스위트피님도 전문가을 마친다. 하하. (저 낭독전독사 맞죠~? 하하)


요즘은 캘로포니아주에 사는 은이 님(전문가반 졸업)과 스노우드랍님, 버지니아에 사는 조안님(북내레이터), 죠지아에 사는 조앤 님(기초반), 게다가 유일한 남자 용성샘(배운 적 없지만 제일 낭독을 잘하며 스위트피님의 낭군 되심)까지 함께 한다. 누가 봐도 심하게 화기애애하다. 그 어떤 낭독톡방보다도 찐한 낭독이야기들이 오간다. 말 주변도 젬병인 데다 말이 없는 편인 나 조차도 이 시간만은 절로 수다쟁이가 되고 만다. 같은 미국이지만 시차도 있고, 또 같은 주에 살더라도 가깝지 않은 이곳에서 낭독이 뭐길래 낭독이야기에 늦은 밤까지 불꽃을 피운다. 


'오롯이 낭독'은 특별한 규칙 없이 운영된다. 단 하나의 정해진 규칙이라면 매주 월요일 동부시간 밤 9시에 줌으로 모인다는 것뿐이다. 모든 멤버들이 항상 참여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나도 일이 있으면 빠지기도 한다. 모든 멤버가 울 방의 주인이다. 부담 없이 일상 이야기를 나누고 수다를 떨며 또 낭독으로 웃을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다. 

 

해외살이는 때로는 외롭기도 하고, 쳇바퀴 같은 일상을 보낼 때가 많다. 또 남의 나라라 예상치 않았던 마음의 상처를 받을 때도 있다. 나름 잘 나간다고 여기던 한국에서의 삶은 기억 속에 넣어두고, 각자의 처한 상황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낭독이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는 온돌방이 되어주길 바란다. 


매주 만나지만 늘 반갑고 마냥 좋다. 서로에게 아낌없이 좋은 것은 나누는 예쁜 사람들, 고민이 있으면 공감해 주면서 마음을 나누며 의자가 되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2024년엔 낭독회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만난 낭독을, 우리들의 마음을 열게 한 낭독으로 또 다른 해외에 사는 친구들에게 낭독을 전하는 역할을 우리 '오롯이 낭독'이 펼쳐가면 좋겠다. 


오롯이 낭독 홧팅!!! 



매거진의 이전글 다채로음 낭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