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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ing days Oct 25. 2023

중고차 살 때 이것만은 꼭!

차가 있으니 어디로든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마트에서 양손 가득 장을 봐도 부담이 없고, 주차 차단기에 사이드미러를 긁 중고차라서 마음이 덜 쓰라렸다.


게다가 경차라 고속도로 톨도 저렴하고 공영주차장 할인도 됐다. 경차 할인 카드가 있어서 기름값도 적게 들고, 남들이 주차하지 못하는 공간에 우리  쏙 들어갈 수 있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었다. 할머니가 중환자실에 입원해계셨을 때 평일 면회 시간에 맞춰 병문안을 갈 수 있었던 것도 타이밍 좋게 중고차를 사둔 덕분이었다.


물론 단점도 있긴 했다. 경차라서 오르막길에는 속도가 잘 나지 않는다거나(뒷차들에게 매우 죄송), 길이 고르지 않은 곳에서는 승차감이 확실히 떨어졌. 중에서도 가장 불편던 건 사이드 미러가 수동이라는 점이었는데, 차를 타기 전에 양쪽 사이드 미러를 직접 손으로 펴줘야 해서, 이게 귀찮은 건 둘째 치고 남들 앞에서는 모양이 좀 빠긴 했다. 그래도 그만큼 저렴하게 차를 샀다는 걸로 위안을 삼고 있었다.


출근을 해야하는데 늦잠을 자버린 날이었다. 7시 50분에는 집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7시 40분에 일어나버렸다. 잠이 덜 깬 상태로 허둥지둥 시동을 켠 뒤 창문을 열어 사이드 미러를 폈다. 부르릉. 얼마후 차는 안전하게 고속도로에 진입했고 속도만 더 내면 지각은 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고속도로를 빠져나가기만 하면 됐다. 고지가 코앞이었다. 그런데 오른쪽으로 차선을 변경 하려는 순간, 나는 충격에 휩싸이고 말았다.


아뿔싸! 오른쪽 사이드 미러가 다소곳이 접혀있었던 것이다! 차들이 보이지가 않았다. 급한 나머지 운전석에 가까운 왼쪽 사이드 미러만 그대로 출발해버린 것이 문제였다. 고속도로에 오기까지 직진과 좌회전만 하느라 오른쪽 사이드 미러를 확인할 일이 없었다. 지각할까봐 시계만 주구장창 쳐다봤지, 사이드 미러는…….


오른쪽 창문을 열자, 시속 100km의 바람이 쌩쌩 불어들어왔다. 왼손으로 핸들을 꼭 붙들고 오른팔을 쭉 뻗어봤다. 사이드 미러가 닿긴 하는데 접혀있는 걸 펴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우, 내 팔이 조금만 더 길었더라면! (이때만큼 짧은 내 몸뚱아리가 원망스러웠던 이 없었다!) 몸을 좀 더 기울였다가는 핸들이 오른쪽으로 꺽일 판이었다. 공사차량이 많이 다니는 길이라 양 옆으로 덤프트럭이 줄줄이 지나가고 있었다. 잠깐의 흔들림이 저세상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었다. 벌써 고속도로 출구가 몇백미터 남지 않았다! 겨울인데도 식은땀이 났다. 아, 제발! 한번만 살려주세요! 진짜 착하게 살게요!


의지할 건 백미러 밖에 없었다. 뒷차와 거리를 두기 위해 엑셀을 부아앙 밟았다. 지금이야! 앞 차에 부딪치기전에 번개처럼 빠르게 차선을 변경했다! 휴, 하마터면 출근도 못하고 고속도로 여행을 떠날 뻔했다. 적색 신호등에 걸리자마자 P단에 기어를 맞추고 드디어 오른쪽 사이드미러를 펼칠 수 있었다. 하, 진땀 나는 아침이었다. 


P.S. 스파크를 6년 반 타고 최근에 소나타 중고로 갈아탔습니다. 여보, 이 차는 사이드미러 자동 맞는 거지?


중고차 구매 예정인 여러분, '사이드 미러 자동'과 '엉뜨'는 별표 다섯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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