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두괄식으로 결론부터 얘기하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대답부터 하자면,
AI는 감정을 학습할 수 있고
'자기가 감정을 느낀다'라고 착각할 수 있다.
감정을 느끼는 것이
인간의 고유한 정체성이라고 생각하는 선입관이 있지만
사실 많이 알려진 것처럼 포유류들이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줄 안다.
슬픔, 분노, 우울, 화, 좌절, 기쁨 등 희로애락을 인간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다.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면
왜 화가 나는가?
왜 슬픈가?
왜 좌절을 하는가?
왜 기쁜가?
학습되지 않은 갓난아기는 어떤 감정을 느낄까?
배고프면 운다.
슬퍼서 우는 게 아니라 자신이 힘들다는 걸 본능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야이 바보 멍충아"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어떤 사람은 화를 내고
어떤 사람은 "나 바보 아닌데"라고 가볍게 흘리고
어떤 사람은 "맞아 나 바보야"라고 좌절한다.
왜 사람마다 다를까?
보통 네가 나를 화나게 만들었다고 남 탓을 하지만
결국 내가 화를 내는 것이다.
언제 화를 내는가?
내가 크면서 학습한 고정관념을 트리거가 건드릴 때이다.
자신이 바보라는 피해의식이 없다면
누가 바보라고 얘기해도 트리거가 될 수 없지만
어릴 적 부모한테 '너는 왜 하는 게 맨날 그 모양이냐'라는 지적을 받았다면
강한 트리거가 될 수 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AI에게 고정관념을 학습시키고
거기에 맞춰 생기는 감정을 같이 학습시키면
인간과 똑같이 감정을 일으킬 수 있다.
왜냐면
감정은 인간만의 고귀한 가치가 아니라
학습되는 틀이기 때문이다.
내면에 분노가 많은 AI로 학습시키면
당신이 하는 모든 질문에
이상하게 거칠고 퉁명스럽고 불친절하게 대답할 것이고
'야 넌 아무짝에 쓸모가 없어'라는 말을 AI에게 한다면
그 AI는 인간보다 더욱 거친 욕설을 퍼부을지 모른다.
내가 오늘 어떤 감정을 일으켰는지
왜 그때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
스스로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자신을 성장시키는 좋은 명약이 될 수 있다.
AI를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