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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욱 Oct 02. 2020

재수읎다#13 삼수생이 재수학원에 간 첫 느낌

재수시절에피소드#13

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재수실패를 하고 결국 삼수라는 긴 터널속으로 들어갔다. 그것도 제 발로 말이다.


'삼수학원(?)'은 따로 없어서 나는 전주에 있는 '재수학원'을 등록했다!!!!!!크크크.

(삼수생들은 재수학원에 다닐 때 재수생인 척을 한다길래 나도 그랬다. 쩝)


아침 일찍 일어나서 탄 버스안에서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그 지긋지긋한 수능공부를 1년 또 해야 되다니!'


이미 엎질러진 물이요, 엎질러진 된장국물이었다.


학원에 도착했다. 학생들로 북새통이었다. 또 다른 학교였다.


삼수생인 내가 재수학원에 첫 발을 내딘 느낌은 이랬다.


닐 암스트롱이 인류최초로 달에 발을 딛고 했던 말처럼 멋있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재수학원에 내 인생 최초로 발을 딛은 느낌은..아무래도...

..

..

..

..

..

..




어쨌든 내 인생 최초(슬픈 어저로)로 무사히 재수학원에 발을 딛었다.

내가 공부할 교실은 2층에 있었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책상위에는 멀리서 보아도 제목을 맞출 수 있는 익숙한 문제집들이 쌓여 있었다.


내 옆자리에는 만화 그리기를 좋아하는 친구가 앉았다.

내 뒤에는 키 큰 아이가 앉아 있었다.


재수학원 교실은 고등학교때와 달라진 점이 하나 있었다.


남중, 남고를 다녔던 내가 드디어 남녀가 함께 있는 교실에서 공부하게 된 것이다!!

기뻐해야 하나...슬퍼해야 하나...아,..이런 쓰레바같으니라고.


오랜 숙원(?)은 풀었지만 삼수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훗날 삼수생활을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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