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11.) 네 번째 과제 후
네 번째 과제의 주제는 "내가 좋아했던 장소와 그게 특별해진 정황"이었다.
장소에 관한 글이었다. 이번엔 과제를 보자마자 쓰고 싶은 곳이 바로 생각이 났다. 그간 강좌에서 독자에게 친절하게 보여주기(Showing)의 중요성을 누누이 들었다. 이번 과제에서는 나도 찬찬히 장소를 묘사해보고 싶었다. 최대한 오감으로 장소를 느껴보려고 했다. 그래서 일요일에 혼자 낙산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을 올라가면서 사진을 찍었다. 글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 상점'은 지금은 없어졌다. 어쩔 수 없이 기억에 의존했고, 대신 내 나름 그림을 먼저 그려본 후, 글로 써보았다.
동료들의 글이 점점 좋아지는 것이 보인다. 이번에 나는 맨 마지막에 읽었다. 앞선 동료들의 글을 읽고 듣다 보니, 내 글이 부끄럽기도 했고, 너무 내 마음을 드러냈나 싶었다. 첫 번째 과제 때처럼 가슴이 또 떨려왔다. 그러나 역시 싫지 않은 두근거림이다. 글쓰기에 관해 내가 말하고 싶은 걸 한 번 엮어보았던 글이다. 교수님께서 내 글의 어떤 부분들이 좋다고 칭찬하니 금방 마음이 붕붕 떠올랐다.
그래도 나는 글에서 나를 드러내는 것에는 조금..?! 용감한 것 같다. 그것에 주저함은 덜하다. 이건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묘사는 어렵다. 연습하는 중이다. 그래서 이번 글의 묘사가 작위적일 수도 있다. 때론 거침없이 쭉쭉 나가지만, 친절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알아차린 게 어디야. 또 가보면 되겠지.
처음으로 몇몇 수강생들과 수업이 끝나고 서로의 글에 대해 합평을 했다. 누군가는 내 글이 아기자기하다고 했고, 누군가는 발랄하다고 했다. 느끼는 부분은 그들의 몫이다. 칭찬은 감사하게, 비판도 감사하게, 그러면서 내 중심을 잃지 않고 가고 싶다. 나는 내가 너무 교훈적으로 끝내려 하나 염려했다. 다행히 그런 지적은 없었다.
나는 내 글이... 솔직하게 담으면서도 재미있게, 그리고 때로는 무거운 주제도 끌어내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내 생각이 깊게 담겼으면 좋겠다. 와, 이런 글 쓰고 싶다!! 점점 느끼는 건, 나에게도 분명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분들도 각각 고유한 장점이 있다. 그리고 나에게도 물론 단점이 있다. 나는 내 글의 장점을 더 많이 봐주려고 한다. 단점도 물론 있지만, 장점을 살려서 조금 더 읽는 이와 소통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내가 쓰고 싶은 것을 결국 써내야 비로소 후련해진다. 그 글이 깨지든 까이든 어떻든 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 믿지 말고, 쓰기 싫든, 쓰기 좋든 밀어붙여야 한다는 것이다. 묵묵히 써야 한다. 그것도 하나의 글을 완성시킨다는 생각으로. 프로 작가는 마감날짜와 분량을 지킨다. 한꺼번에 많이 쓰는 것이 꼭 좋은 것이 아니다. 외부에서 마감이 없다면, 내부에서라도 마감을 만들어야 한다. 과정도 중요하지만 성취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1년에 단편 10편은 쓴다는 목표를 가지면, 어떤 경지에 한 계단 또 올라선다. 할 때 밀어붙여야 한다. 공모전에 떨어져도 원래 내 뜻대로 되는 거 없다. 그래도 계속 나가는 거다. 나를 독려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면 좋다. 응모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원래 인생이 내 뜻대로 안 되지.
이 날 강의 中 인상 깊었던 교수님 말씀.
내 글쓰기 욕망이 녹아있는 네 번째 과제
https://brunch.co.kr/@writer-kang/19
+ 그리고 브런치 글에서는 삭제한 부분
그런 내가 일기는 참 꾸준히 썼다. 매일 밤 자기 전, 카카오에게 ‘누구누구 음악 틀어줘~’라고 말한다. 그 시간에는 일부러 잔잔하고 조곤조곤하게 부르는 노래로 선곡한다. 배에는 핫팩을 올려두고, 편한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아서 일기 쓰는 걸 꽤 오래 좋아했었다. 그날의 일상을 적고, 덧붙여 내 생각과 나에게 건네는 위로의 글을 쓰는 것이 좋았다. 그러다 글을 좀 잘 써보고 싶었다. 나만이 아닌 누군가와 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에세이 강좌를 신청했다.
그런데 내가 원해서 신청했는데도 마음이 요동치기도 했다.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는 것에 고맙기도 하면서, 내가 좀 잘 썼나 싶어서 신나고 들뜨기도 했다. 주변에다 그새 이런 거 배운다고 떠들고 다니기도 했다. 그러다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어떻게 이렇게 재밌게 쓰지?’하고 부럽기도 하고 내 글이 부끄럽기도 했다. 가볍고 즐겁게 쓰자고 다짐하고 시작했는데, 어느새 온몸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글쓰기가 무섭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과제를 하기 힘든 순간도 있었다. 그래도 과제를 지금까지 미루지 않은 나를 칭찬해 본다. 늘 즐거울 수는 없구나.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끈질기게 쓰고 싶다고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