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니가 고개를 떨구고 바닥을 보며 걷는다.
오늘은 걷고 또 걷는다.
브라우니가 나뭇가지를 하나 들어 올렸지만
다시 바닥에 떨구더니 고개도 다시 떨군다.
바닥만 보며 걷던 브라우니가
얇고 긴 나뭇가지 하나를 다시 들어 올려
수직으로 길게 세우고 맨 위에 종이비행기를 붙인다.
길고 얇은 나뭇가지 맨 아래 끝을 꼭 잡고
종이비행기가 하늘까지 닿도록 손을 쭉 뻗고 달리기 시작한다.
종일 바닥만 보던 브라우니는
이제 종이비행기와 함께 달리고 또 달린다.
종이비행기 활동에서 7살 아이는 나뭇가지 끝에 종이비행기를 꽂은 후 나뭇가지를 세워 잡고 종이비행기를 하늘 위로 올리며 말했다.
“얇은 이 나무 보이죠? 비행기~ 이름이 비행기예요. 어떻게 만드냐 하면요. 이렇게~ 긴 나무.. 얇은 나무를 사용해서.. 그리고 여기 이렇게 비행기를 접어서 이렇게 끼워서 테이프를 붙이면 끝이에요. 그리고 이렇게 날리면 돌아가기도 하고 잘 안 날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손으로 잡고 있으니까 마음껏 날릴 수 있어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막막 날려보세요. 난 비행기다!” 하며 달려간다.
<종이비행기를 어떻게 날릴 수 있을까?>라는 나의 질문에 아이는 나뭇가지로 힘을 연결해 계속 나는 종이비행기를 만들었다. 내 계획, 지식, 예측에서 벗어난 종이비행기 날리기 방법이지만 그건 날고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할 수 없었다. 분명 종이비행기는 떠 있었고 아이가 나뭇가지에 꽂힌 종이비행기를 들고 계속 달리는 한 종이비행기는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더 잘 날리는 종이비행기가 아니라 아이는 절대 착륙하지 않는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냈다.
나는 또 다른 아이에게도 <종이비행기를 어떻게 날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했다. 그러자 아이는 “1분 있다가 알려 줄게요”라고 말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자신의 키보다 살짝 큰 나무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종이비행기를 나뭇가지 위에 올려놓았다. 답이 있었던 내 질문에 대한 아이의 가장 심플한 답변을 이었다.
비행기는 양력으로 하늘 위를 날고 배는 부력으로 물 위를 항해하는 힘을 얻는 것과 마찬가지로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추력, 양력, 작용-반작용 등의 다양한 힘의 원리로 종이비행기를 뛰운다는 긴 지식을 안에서 아이들의 탐구의 흐름을 확인하려 했던 나에게
‘떠 있잖아요!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해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게 종이비행기 멀리날리기 대결이라면 모를까 종이비행기 오래날리기 대결이라면 내 틀 안의 실력으론 이미 이 아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나무 위에 올린 종이비행기를 아이는 오늘 안에 착륙시킬 생각이 없어 보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