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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야 Jul 28. 2023

주식 투자로 돈을 버는 방법

[일간 백야: 2023.07.28]

투자는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오는 구매력 하락을 보존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성공적인 투자에 이르는 길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며, 차선책은 적당한 가격에 사서 비싸게 파는 것입니다(이때 좋은 자산을 사야 하는지, 나쁜 자산도 괜찮은지에 대한 주장은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 주제에 관해서는 다른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그러나 방법을 안다고 해서 모두가 행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싸다와 비싸다의 정의는 애매합니다. 주당 가격이 10달러인 주식 가격을 싸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시가총액이 1억 달러 미만인 기업에 대해서는요?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는 주식은 또 어떻습니까? 동종 업계 기업의 주가가 50%씩 상승하는 동안 20%의 손실을 보는 주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보는 관점에 따라 우리는 이 주식들을 '싸다'라고 말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의 목적은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말했듯이 '세후 투자 수익의 극대화'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최대한 비용을 줄이고, 아주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사서 아주 비싸게 팔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 단순해 보이는 것을 달성하는 일은 무척 어렵습니다. 증권사, 뉴스, 방송, 주변 사람들은 우리가 더 많은 매매를 하도록 부추기고 있으며, 싸다와 비싸다의 정의는 사람마다 제각각입니다. 당신이 주당 가치를 10달러라고 생각하는 주식이 있다고 해봅시다. 그 주식의 가격이 주당 3달러인 것을 확인한 당신은 가치투자의 교리에 따라 주식을 매수할 것입니다. 그러나 시장이 그 주식의 가치를 주당 10달러가 아니라 3달러라고 평가하는 동안 당신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자주 일어납니다. 시장에는 저렴한 주식들이 아주 많습니다. 장부 가격보다 저렴하게 거래되는 주식은 확실히 매력적입니다. 주당 10달러의 장부 가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주가가 5달러 아래에서 거래되는 주식을 찾으면 매수하고 싶은 충동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피터린치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주식을 살 때 우리는 주당 5달러를 받는 셈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와 시장이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점만 빼면요. 





누구나 시장에서 돈을 벌고 싶어 합니다. 투자자들은 비록 터무니없는 생각일지라도 저마다의 이론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기본적 분석, 기술적 분석, 차트, 가치투자, 추세추종 ···. 시장에는 정말 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100명의 투자자를 무작위로 추첨해서 한자리에 모아놓고 방법론을 들어보면 저마다 조금씩이라도 차이가 있을 정도니까요. 어쨌거나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그들의 목적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닐 때가 있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요? 정말입니다. 저도 그 일을 경험했고, 수백 년에 걸친 기간 동안 인간이 그러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 사례로 증명되었습니다. 바로 시장이 폭락할 때입니다. 




거시경제가 불안하거나, 여러 요인들로 인해 위기가 발생하거나 하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폭락은 포식자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새들의 울음소리와 비슷합니다. 그것이 교묘한 거짓 울음이라는 점만 빼면 말입니다. 한 새무리가 숲속에서 먹이를 먹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중에는 새끼와 어미, 포식자를 경계하는 보초병, 무리의 대장 등 다양한 개체가 있을 것입니다. 정신없이 먹이를 찾는 와중에 보초병이 경계음을 내기 시작합니다. 무리에 속한 나머지 새들은 즉시 자리를 떠날 것입니다. 고작 먹이에 목숨을 내놓을 수는 없으니까요. 만약 보초병의 경계음이 거짓이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우리는 어렵지 않게 그가 남아 있는 모든 먹이를 독차지할 것이라 추론할 수 있습니다. 



완전하게 일치하는 비유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시장도 이와 유사합니다. 폭락을 암시하는 몇 가지 신호가 발생하고, 일시적으로 시장이 폭락합니다. 사람들은 겁에 질려 도망칩니다. 먹이를 내팽개치고서요. 주식시장에서 보초병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사람들이 모아둔 먹이는 바닥에 내팽개쳐집니다. 그것이 거짓 경계음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덕분에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양을 충분히 섭취한 새들은 몸집을 더 불릴 수 있고, 더 건강해질 것입니다. 따라서 자손을 더 많이 퍼뜨릴 기회도 증가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다면 비싼 가격에 팔지 않아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사람들이 세상을 거꾸로 볼 때 똑바로 볼 수 있는 능력뿐입니다. "일단 주식시장을 벗어나야 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이 방법은 효과적입니다. 분별력이 없는 사람들이 군중심리에 휩쓸려 탁월한 기업의 주식도 같이 팔아 치우기 때문입니다. ROE가 20% 이상이고, 무차입 경영을 해서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제로에 가까우며, 투하자본이익률은 40%에 달하고, 시장점유율은 1등이며 매년 성장하는 기업이 주식시장의 폭락에 휩쓸려 30%나 40%가 하락한다면 그보다 좋은 기회는 없습니다. 




존 템플턴 경Sir John Templeton은 이렇게 썼습니다. "최적의 매수 타이밍은 시장에 피가 낭자한 때다. 설령 그것이 당신 자신의 피일지라도."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 펀드를 창시한 짐 로저스James Rogers는 "저는 돈을 쫓아가지 않습니다. 돈이 제 발밑으로 굴러들어 와서 저는 그저 줍기만 하면 되는 순간을 기다립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충분한 현금(자금력)과 발밑에 떨어진 돈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능력뿐입니다. 




이 논리는 반대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주식을 사길 원할 때,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하면서 매수를 망설이고 있을 때 당신이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적절하며, 합리적입니다. 실제 가치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언제까지 오를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비정상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주식을 판 다음, 다시 주식이 적정한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을 기다리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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