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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자연 Jul 22. 2023

깨거나 거스르기

관성을 깨지 못해 어제 했던 익숙한 선택 대신



열심으로 일상을 채워갑니다. 일어나 차가운 물 세수로 무거운 눈을 깨운 다음 정신까지 단박에 깨워 줄 아이스커피를 한 잔 마시고 주어진 업무를 적당히 수행하며 고심하여 점심 메뉴를 고른 후 다시 업무를 하죠. 이후에는 퇴근시간만 애타게 기다리는 날이 많아요. 이러한 평범한 일상은 우리의 삶 전체를 지탱하는 바탕이 됩니다.


우리에게는 어제 했던 일을 반복하며 유지하려는 관성이 분명하게 존재하지요. 그 관성이 모두 나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 언급했던 지극히 사소하고 반복되는 일들에 대해 큰 에너지 소모 없이 진행되게끔 하죠. 그러나 우리의 영역을 좁게 만들어 가두기도 합니다. 관성은 변화를 싫어하거든요.



어려움보다는 쉬움을

복잡함보다는 단순함을  

느린 생각보다는 빠른 결정을

먼저 나서기보다 다음 차례로 유보하며

튀기보다는 무난한 쪽으로요.



마음 깊은 곳의 기울기보다는 과거에 했던 나의 습관적인 관성을 깨지 못해 적당히 어제 했던 익숙한 선택을 합니다.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막힘없이 진행되고는 하죠. 적당히 편한 결정으로 어제 했던 일을 자연스럽게 재현하는 관성을 깨거나 혹은 주저 없이 거스를 수 있기를 바라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오늘은 좀 재밌고 색다른 일이 있으면 좋겠어. 그런데 준비하고 나가기엔 조금 귀찮기도 해! 이런 순간이요. 이럴 때 관성이 작동하는구나 알아차린 후에 거침없이 깨 보는 거예요. 평소처럼 편안히 하루를 보낼 수 있지만 우리의 몸은 내 생각보다 똑똑하기에 더욱 견고한 관성을 쌓아가고 있을 테니까요.


마음이 원하는 곳에 몸을 옮기는 건 사실 예상보다 수월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일단 내 마음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여러 번 자주 스스로를 대면하여 원하는 무엇에 대한 알아차림이 필요하고, 그다음은 반사적인 관성의 법칙을 깬 후에 행동까지 옮겨야 완성되죠.


언제나 그랬듯 관성의 둘레에 가두어 둘 이유는 무수해요. 각자의 상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요. 여의치 않은 조건 속에서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요. 어쩌면 몸의 어딘가 갑자기 아프기도 해요. 그럴싸한 이유들이 마구 생성됩니다. 마치 어쩔 수 없었다는 듯이요. 그렇다고 현재의 모든 상황을 뒤로하고 무책임한 큰 일을 저지르라는 건 아닙니다.


하루를 살아가며 아주 작은 사소한 일에 내 마음이 원하는 방향에 귀를 기울이며 주저 없이 선택해 새로운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이지요.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요.


점심을 먹고 곧장 사무실에 가기보다는 주변을 한 바퀴 산책하며 계절을 느낀다던가. 늘 먹던 점심 메뉴가 아닌 조금의 수고를 더해 새로운 음식을 접해본다거나.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새로운 취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아주 약간의 환기를 더해주는 일을 시도해보는 거예요. 가벼운 마음으로요.




일상 속의 작고 사소한 선택의 갈림길에서도 내 마음에 귀 기울여 나를 아끼는 마음 그대로 행동으로 실천해 보아요. 약간의 수고 끝에는 나에 대해 깊이 알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되거나, 새로운 시작을 발돋움하는 멋진 동기가 될 일을 만나게 될지 모를 일입니다. 그런 작은 성공들을 쌓아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마주치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지만 희미한 차이라도 마음이 기우는 쪽으로 주저 없이 갈 수 있기를

또 떠난 후 남은 자리를 힐긋거리지 않는 지혜가 따르기를

마음이 향하는 곳에 직접 닿을 수 있기를



저도, 여러분들도요.

우리는 분명 멋지게 깨고 거슬러 나아갈 겁니다.


우리 안에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힘이 이미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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