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 감성지기 Apr 03. 2023

 Expect Amazing
(놀라움을 기대하라)

금녀의 벽을 깬 Amazing, 여성심판

2022년 FIFA 월드컵이 중동국가 카타르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월드컵은 아랍권뿐만 아니라 이슬람권에서 열리는 첫 번째 월드컵이었다. 또한, 2002년 FIFA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아시아 대륙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며, 사상 첫 번째 겨울 월드컵이기도 하다.     


 “Expect Amazing”(놀라움을 기대하라)은 2022년 FIFA 카타르 월드컵의 강령이다. 전 세계인의 이목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며 그동안 코로나의 긴 터널을 견뎌온 지구촌의 모든 사람에게 위로를 주며, 이에 대한 보상의 축제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우리나라도 16강 진출이라는 1차 목표에 극적인 명승부를 펼쳤으며, 그 결과로 전 국민을 열광시켰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극적인 승부와 운명 갈림길의 연속이었다.     

   월드컵 현장에도 월드컵 92년 만에 Amazing 한 일이 일어났었다. 2022년 11월 22일 화요일 C조인 폴란드와 멕시코의 본선 조별경기에 금녀의 벽을 깨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여성 최초의 월드컵 본선 주심 “스테파니 프라파르”가 그 주인공이다.     

스테파니 프라파니(39, 프랑스)

스테파니는 38세의 심판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 여성 심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카타르 월드컵 최초의 여성심판이 되기까지는 25년의 여정이 있었다. 2019년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당시 여자축구가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다고 하였으며, 훈련을 시작했을 때 그룹에 여성이 없어서 남자들과 함께 훈련하고 남자 심판을 시작했다고 하였다.     



 스테파니는 2008년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 심판 자격증을 취득한 후 2011년에는 프랑스 3부 리그, 2014년에는 2부 리그, 2019년에는 최초의 프랑스 1부 리그 심판이 되었다. 2019년 리버풀과 첼시의 경기에서 유럽축구 남자 결승전을 심판은 최초의 여성이었고, 2년 후 카타르에서 열린 UEFA 월드컵 예선전에서 처음으로 주전 자리를 차지하였다. 또한, 2020년 남자 챔피언스리그 조별경기를 주관하는 최초의 여성이 되었다.     


 월드컵 심판에는 성별 제한을 따로 두지 않았다. 카타르 월드컵 심판위원장인 "콜리나"는 “여성심판들을 이번에 배정하는 것은 그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노력을 인정한다는 뜻”이라며 “우린 성별이 아니라 능력을 중요시한다. 앞으로는 주요 대회에 여성심판을 기용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인식되기를 바란다.”라고 하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36명의 주심과 69명의 부심, 그리고 24명의 비디오판독(VAR) 심판이 배정되어 있으며, 이 중 3명의 주심과 3명의 부심이 여성심판으로 배정되어 활동하였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여성심판의 기용이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은 개최지가 카타르였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여성과 성 소수자의 인권이 취약한 국가로 여성은 결혼, 공무원, 취업, 해외여행 등 여러 방면에서 남성 친척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여성심판 기용에 관심이 더 쏠릴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남자선수들의 경기를 여성 주심의 활동량으로 커버가 가능할지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요즘은 최신장비를 도입해서 오프사이드나 반칙을 잡아내기 때문에 선수들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도 오심의 영역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영국의 일간지 “더 선”은 “여성심판들은 자신의 모든 결정을 자세히 검토하는 전 세계 관중 앞에서 자신 있게 심판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부심으로 활약한 미국인 캐서린 네비스트는 2023 여자 월드컵에도 심판으로 초대받았으며, 도전의 아이콘으로 후배들을 격려하기도 하였다. “문은 열려 있고,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별이나 조건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한다면 어떤 레벨의 축구에도 참여할 수 있고, 성과를 낼 수 있다.”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우리나라도 5명의 여성심판이 배정되었다. 오현정, 김여정 심판이 주심으로, 김경민, 이슬기, 박미숙 심판이 부심으로 배정되었다.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인 심판이 주심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탁 인원 역시 역대 최다다. 이전까지 FIFA 주최 메이저 3번의 대회에 2명의 부심만 뽑혔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여성심판의 활약을 봤다는 오현경 심판은 “아무래도 선입견이라는 게 있다 보니, 똑같은 잘못을 해도 여성심판이 잘못하면 더 크게 느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시작하는 스테파니 주심이 정말 잘해주기를 바랐다.”라며 많은 응원을 하였다고 했다. 또한 “앞으로도 FIFA는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노력과 능력으로만 심판을 선발하겠다고 한다. 나도 스테파니처럼 여자 월드컵에 이어 더 높은 목표까지 도전하겠다는 또 다른 꿈이 생겼다.”라고 했다.     


 여성의 신체적 능력의 비교를 운운하는 것은 이제 아무래도 철 지난 사고의 유물인 거 같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첨단사회에 사는 우리는 그 시대에 맞는 사고와 가치관을 제대로 정립하고 있는가?  성별을 떠나 여성, 남성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      


   남성들의 세계적인 축제였던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여성으로서 놀라운 도전이라는 성과를 안겼다. 비록 전체 심판 중 6%에 불과한 여자 심판의 구성이었지만, 이제 시작이며, 언젠가는 더 많은 여성들이 나올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비록 축구뿐만 모든 스포츠를 포함하여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쳐야 할 것이다.      


“Expect Amazing”(놀라움을 기대하라)이라는 2022년 FIFA 카타르 월드컵의 슬로건이 앞으로는 “Expect Equality”(동등함을 기대하라)라는 사회 전반의 인식변화로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허난설헌, 그녀는 왜 조선에서 여자로 태어났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