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스타트업 수익구조
“아 빨리 돈 벌고 싶다~~”
기지개를 쭈욱 펴며 나는 말했다.
“아니 왜 얘는 갑자기 오늘따라 돈타령이래... 야, 너 요즘 힘드냐?”
“맨날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로다 해봐봐. 안 힘드나..”
고시생인 나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피부로 느껴진다. 이게 흔히 어른들이 말하는 '늙어간다...'라는건가...?
“얜 무슨 헛소리야ㅋㅋㅋ 밥이나 먹으러가자.”
그녀는 내 어깨를 툭툭치며 망고플레이트를 켰다. 근처에 맛있는 마라샹궈집이 있단다.
밥을 먹을 때면 그녀는 항상 저 앱을 사용했는데,
이유는 다른 앱과 다르게 리뷰 자체에 광고도 없고, 배열기준도 리뷰평점순이라서 신뢰를 하는편이었다.
음...야. 근데 나 궁금한게 있어.
그럼 이 앱은 대체 돈을 어떻게 버는거야...?
광고없는 리뷰, 개인 맞춤 맛집 서비스로 알려진 망고플레이트는
현재 3가지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1) B2B 서비스 2) 배너광고 3) 쿠폰(eat딜)
주수익원은 배너광고와 쿠폰이라고 추정돼.
손님의 대기관리를 도와주는, 망고웨잇
식당 이용시 온라인을 통한 주문솔루션을 제공하는, 망고오더
방문한 손님에게 마케팅 문자발송을 통해 재방문을 유도하는, 망고버즈
이 3가지 B2B서비스를 사장님들께 유료로 제공하고 있어.
“망고플레이트는 식당들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이미 시범적으로 몇몇 식당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해오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다. 그 결과, 망고웨잇 이용 매장들은 효율적인 매장 운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매장에 따라 월평균 175만 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인다. 또한, 망고웨잇을 이용한 누적 이용고객 수도 총 16만명을 넘어섰다.-플래텀/2016.11.9”
망고플레이트의 배너광고는 2가지 형태가 있어. 유형1은 홈화면 맨 윗상단에 위치한 간판같은 배너광고. 유형2는 리뷰순으로 배열된 맛집 사이에 교모히 끼여있는 배너광고지.
말했듯이 기본적으로 리뷰순으로 배열하지만
이처럼 광고비를 지불한 지점같은 경우에는 광고표시를 붙이고 살짜쿵 끼워주는거야.
하지만 광고표시가 명확하고, 빈도수가 적어 사용자의 반발이 적지. (맛집 100개 중 1개광고꼴. 따라서 사용성을 해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식당의 할인행사를 함께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홍보를 돕는 Eat딜로!
망고플레이트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Eat딜이란
매장의 주력메뉴를 15% 이상 할인 딜로 구성해서
망고플레이트가 이를 홈 맨상단, eat딜 자체 페이지, 매장 상세 내 eat딜 세가지 페이지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판매하는걸 말해.
내가 듣다가 입을 뗐다.
"사실 망고플레이트가 어떻게 돈을 버느냐,도 궁금했지만 딴 것도 궁금한게 있었어."
"앱을 딱 처음 만들었을때 완전 백지상태일 거 아니야.
1) 여기에 어떻게 초기데이터를 확보했는가?
2) 유저는 어떻게 모았는가?
즉 그 공백상태를 어떻게 채워나간건지, 과정도 궁금했어."
"이들은 식당 데이터를 개인자료&콜드콜을 활용해 초기데이터를 확보했어!"
원래 애초부터 창업멤버들이 맛집을 좋아해서
지인들끼리 돌려보던 맛집공유엑셀파일(2000 지점)이 있었고,
더 추가 맛집자료나 사진은 블로그 주인장한테 일일이 직접 메일을 돌려서 허락을 받았지.
놀이터에 놀이시설을 다 설치하면 그 다음 뭐겠어?
거기서 뛰어놀 애들이 없으면 그게 놀이터여? 폐허겠지?
그렇게 뛰어놀 유저들은 어떻게 확보했느냐!
초기에 2가지 방법으로 망고플레이트는 유저를 모았어.
홀릭을 이용하고, 페이스북 광고를 했지.
홀릭은 망고플레이트의 진성유저(2020. 250명)를 부르는 말이야.
꾸준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할 유저를 망고플레이트가 모집, 선정하면 이들이 '홀릭'이 되고
망고플레이트는 '홀릭'에게 활동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매월 1~2회 2~3시간 오프라인 이벤트(맛집탐방, 모임)에 정기적으로 초대하지.
홀릭의 적극적인 홀릭의 활동으로 망고플레이트는 초반 많은 리뷰수를 확보할 수 있었어!
"아 그렇구만.... 야 그럼 얘는 돈 어떻게 버는걸까?? 나 옷살때 자주 드가보는 앱인데. 보통 커머스면 쿠팡이나 아이디어스 같이 판매수수료받잖아. 얘네는 그런거 없다던데....?"
"걔네 돈 잘 벌어...걔네는 기본 판매 수수료는 없는데 Z결제시스템 이용 시 수수료를 받아. 그리고 망고플레이트처럼 배너광고를 하기도 하고."
엄청난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지그재그! 지그재그는 세차례에 걸쳐 수익구조를 고도화했어. 먼저 그 과정을 정리하고 가볼까?
2016년. 쇼핑몰 수수료 10%모델 도입. 2주만에 철회.
2017년. 광고비 고정모델 도입.
2019년. 통합결제서비스 z결제 수수료 5.5%모델 도입.
2016년까지 지그재그는 수익모델이 없었어. 그러다가 2016년 2월, 지그재그에 입점한 쇼핑몰의 결제 수수료를 10% 부과하겠다는 결정을 내리지. 그 결과 1000개의 입점 쇼핑몰 중 500개가 빠져나갔어. 절반이 빠져나갔지만 수수료를 10%나 부과했으니, 이익은 쏠쏠했지.
그런데! 2주만에 지그재그는 이 수수료를 모두 환불해버려.
지그재그는 장기전에 돌입하기로 결정을 내린거야.
만약 저 수수료모델을 감행했다면 생각해봐.
기존 사용자들이 스크랩해놓은 쇼핑몰목록들이 하루만에 절반이 없어져버리니,
사용자입장에서는 얼마나 불편하겠어? 이는 곧 서비스 이탈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지.
그래서 지그재그는 결제수수료 10%모델을 철회하고
이번에는 수요자(고객), 공급자(쇼핑몰)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도입하고자 노력했고,
광고비 고정모델을 도입하게 되었어.
광고모델에서 가장 문제는 뭐라고 생각해?
소비자는 "아! 광고가 너무 많아!" 생각하는 순간,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공급자는 "아! 광고비 너무 비싸!" 생각하는 순간,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게 가장 큰 문제지.
지그재그는 이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위해 아래 3가지 원칙을 지켜 광고비 고정모델을 도입했어.
1. 광고비는 고정이다. 즉 돈을 더 낸다고 상단으로 올려주지 않는다.
2. 광고가 노출되는 순서는 사용자마다 개인화되고 랜덤요소가 적용된다.
3. 광고를 내지 않는 쇼핑몰도 광고 이외의 영역에서는 차별하지 않는다..
공급자는 광고료책정이 정률이 아닌 정액제니 광고비가 줄어 좋은건 당연한거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뭐가 좋을까...?
생각해봐. 너가 "간지나는 트렌치코트"를 찾고 있다고 하자.
그런 너에게 "귀염귀염 니트"를 보여주면 "아...광고 진짜..."라고 넌 생각하겠지만
너가 찾던 바로 그 "간지나는 트렌치코트"를 보여주면 "헉...내가 찾던건데...!!!"라고 넌 생각하겠지.
즉 광고가 개인화되기에 소비자가 광고처럼 안 느껴지고, 광고의 효율은 올라가지. 모두에게 좋은 이 개인화 전략이, 지그재그의 성공요인이야!
2019년에는 지그재그 내 자체 결제시스템, z페이도 도입하면서 수익은 점점점! 늘고있는 상황이지.
지그재그도 망고플레이트처럼 처음에 DB확보에 고민이 많았어.
창업자들이 쇼핑몰 네트워크가 없었기 때문에 제휴가 어려웠지.
결국 인턴을 고용해 상위 300개 쇼핑몰을 리스트업하고, 해당하는 쇼핑몰의 상품정보/이미지/쇼핑몰링크를 크롤해서 앱에 실었어. 그 후 유저는 지인과 페이스북 광고를 총동원해 1000명을 모아 시작했다고해.
[지그재그가 이용한 페이스북 광고 유형]
1. 스토리텔링: "지그재그라는 앱이 좋더라. 어쩌고 저쩌고.", 사용자 후기식
2. 연합 광고: "패션은 지그재그, 부동산은 ㅇㅇㅇ, 음식배달은 ㅇㅇㅇ이 요즘 핫하대!", 앱 추천 카드뉴스식
앱이 점차 성장하고나서 지그재그는 처음에 문전박대하던 쇼핑몰들을 찾아가서 입점계약을 정식적으로 맺었지.
참 이런거 보면 정말 서비스 초반에 스타트업들이 얼마나 힘든지 엿볼 수 있지 않니...
하지만 놀라긴 일러....
유저를 처음에 확보하기 위해서 전단지를 잔뜩 돌려서 미친놈 소리를 듣고, 김치갈비찜을 직접 끓여서 대접하는 등 발로 뛴 회사가 있어. 바로 직장 내 익명 커뮤니티 서비스로 유명한 블라인드야.
블라인드는 커뮤니티 서비스인 만큼 유저확보가 정말 중요했지.
앞서 소개한 서비스들은 먼저 초기 데이터를 쌓고 유저를 확보한 반면
커뮤니티이니 먼저 유저가 확보되어야지 데이터가 쌓이니 말이야.
블라인드는
한국, 미국, 일본 이렇게 세시장에 적극적으로 초기 유저 유치에 노력했는데
시간관계상 가장 인상깊은 미국 사례만 살펴볼까해.
1. 블라인드가 [직접찾아가서 설명하기] 스킬을 발동했다!
블라인드는 미국에 가자마자 샌프란시스코 인근 회사를 무작정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 후 회사에게 홍보기회를 돌라고 하거나, 회사직원에게 기회가 되는대로 서비스 피칭을 했다.
결과는....
2. 블라인드가 [페이스북 광고] 스킬을 발동했다!
"우리는 회사별 채널에서 익명으로 소통하는 커뮤니티 플랫폼 서비스에요...이런걸 잘 쓸 수 있는 회사가 있을까요? 그런 니즈가 있는 회사가 있다면 양식에 남겨주세요!" 문구를 담은 IT기업 종사자 타깃팅 광고를 진행했다. 결과는...
아마존에서 문의가 들어왔다! 그래서 블라인드는 아마존을 찾아가 한국직원들을 계속 만나면서 영업했고 50명을 유치했다!
3. 블라인드가 [김치갈비찜 파티] 스킬을 발동했다!
아마존의 한국인 직원 유저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고, 더 바이럴을 일으키기 위해 그들을 초대해 김치갈비찜을 대접했다. 효과는 굉장했고... 아마존의 한국인 직원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회사 곳곳에 전단지를 붙여주기 시작했다!
그래서 블라인드는 '마이크로소프트'몬도 공략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인 직원들도 모아서 문대표는 김치갈비찜을 끓여주었다! 그 결과는...
4. 블라인드가 필살기 기술 [전단지 뿌리기] 스킬을 발동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이건 못 버틸걸...?
대표부터 직원까지! 지하주차장 출입부터 지상2층까지 전단지를 잔뜩 붙였다!
결과는....
효과는 굉장했다! "어떤 미친놈들인지 알아보려고 들어왔다"는 글 폭주!!!
정말 놀랍지?
“우리는 첨단 커뮤니티 서비스이기에 아주 세련되고 멋진 방법으로 마케팅하겠다.” 는 생각은 배부른 소리라며 당연히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건 하지만 “소주파티를 열든, 김치갈비찜을 끓이든, 뛰어다니며 전봇대와 건물 지하주차장에 전단지를 붙이든 그 무엇이든 할 수 있는걸 하는 게 중요하다.” 고 말했다. 비즈니스는 ‘폼나게’ 하는게 아니라 ‘절박하게’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합법적 수단과 자원을 동원해서 몸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출처: 동아비즈니스리뷰 275호)
얘네의 수익구조도 궁금하다구??
일단 기본적으로 배너광고도 하고,
이 커뮤니티의 자산이 뭐겠어.
안에 있는 유저(인적자원)와 유저의 활동정보겠지?
이 자산을 바탕으로
1. 직장인 취미 플랫폼 "마이비스킷"
2. 이직준비자를 위한 현직자 연결 플랫폼(커리어 컨설팅) "루프탑 슬러시"
3. 인재 채용(경력직) 서비스 "블라인드 하이어"
4. 블라인드 축적 데이터 바탕 기업 컨설팅 서비스 "블라인드 허브"
5. 직장인 데이팅앱 "블릿"
블라인드는 5종류의 직장인 연계서비스를 통해서 수익을 내고 있어.
처음 데이터를 모으고, 유저를 그 공간에 모으고, 수익구조를 붙이는일.
이 삼박자가 모두 이루어졌을 때 스타트업이 성공하게 되는거지!
그녀는 열심히 말을 하다 갑자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와... 근데 세 기업 다 정말 부러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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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https://captin.kr/)의 마케터 이수현입니다.
조금 더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연재하고자 매일 고민하고 있습니다.
피드백이 있으시다면 댓글이나 페이스북 계정 으로 자유롭게 연락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