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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다약시 Oct 11. 2022

회사에서 책임없이 즐거울 수 있을까?

그냥 그저 재미있게 살고싶다.

회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싶다. 나같이 야망없는 사람도 있을까 싶다. 혹시 돌연변이는 아닐까 가끔 자문하곤 한다. 승진을 시켜준대도 달갑지 않고,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그닥 즐겁지 않다. 그냥 즐거운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근데 나라는 사람은 계속해서 변하고 환경도 변한다. 그걸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을 안다. 특히 회사는 더 그렇다.


나는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회사에서의 경력은 높아져만 가고 책임은 커진다. 당연하고 당연한 수순이다. 처음에는 그저 치열한 이 사회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주어진일을 열심히 했다. 하루 이틀 지나고 한달이 지나고, 일년이 지나니 주어진 일속에서의 모순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저런 부분을 고치는게 더 나을 것 같아 제안을 하게되니 바꿔보라며 덥썩 일이 던져진다. 이번 건만 처리하고 생각해보자고 했던 일이 나의 업무가 된다. 점점 그렇게 하는 일이 늘어나 힘들다 몇번 이야기하니 새로운 사람을 뽑아주겠다고 한다. 그렇게 후임이 생겼다.


그렇게 한 두해가 지나고 나니 조금 더 큰일이 던져진다. 후임도 생겼으니 해보라고 말이다. 나 혼자라면 당연히 거절했을 일이지만, 후임도 이제 일을 해야하고, 그의 앞을 만들어가야해서 받아 들인다. 피곤하고 귀찮은 일이 많이 생길걸 앎에도 거절할 수가 없는 이유가 생겨버린 것이다.


혹여나 직급이 없고, 본인의 일만 정확히 할 줄 아는 회사라면 다를까 싶어 그런 쪽으로 이직도 해보았다. 근데 다를바가 없었다. 이미 나의 연차와 경력에는 해야하는 일이 존재하는 것이다. 꼭 해야만 하는 일 말이다. 그게 나의 몸값을 만들어 이직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인데, 이런 당연한 사실을 왜 간과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게 더욱 더 큰일이 던져진다. 전의 규모와는 다른 큰일이 말이다.


'나'의 니즈가 시장에서 확실하다는건 즐겁고 고마운 일이다. 그만큼 연봉과 복지 등 다양한 대우에 대한 선택권도 넓기 때문이다. 근데 만약 이런 대우에 욕심이 없는 일개미라면 어떤 선택을 하며 지내야 할까? 그렇다고 현재 삶에서 하락하기 싫은 얕은 욕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더욱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할지 고민이다. 회사에서의 '나'는 수동적인 삶은 아니었으나, 주도적인 삶도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즐겁게 살고싶을 뿐인데, 회사는 역시 조금 복잡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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