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돋친 말로 대꾸하기
친언니와 나는 각자가 고시생이다. 서로 다른 시험공부를 하지만 고시공부의 어려움은 매한가지라서 공유할만한 이야기들이 많다.
얼마 전에 언니는 인강을 듣는 선생님이 모아놓은 정보공유&질문 단톡방에 들어갔다고 했다. 나는 두 눈으로 경쟁자들을 확인하는 것도, 단톡방에 참여하는 것도 좀 부담스러워서 혼자 조용히 공부하고 싶어 하는 편이다. 반면에 언니는 그것의 순기능이 꽤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근데 거기에 질문 올리는 거 좀 무서워”
지난주 언니는 단톡방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이 쉬운 질문을 올렸더니 분위기가 삭막해졌다는 것이다. 언니는 대화내용을 나에게 보여줬다. 고시생 중 한 명의 발언이 도화선이 되어 몇몇 사람들이 서로 안 좋은 소리를 주고받은 것이다.
-그런 쉬운 질문은 하시기 전에, 님을 위해서도 여기 계신 다른 분들을 위해서도, 기본 강의를 좀 보세요
단톡방은 질문방이지만, 난이도를 생각하며 질문을 올려야 하는 상황인 건가.. 이 문장을 시작으로 너무한다느니, 보기 싫으면 나가라느니, 서로 차단하겠다느니, 날 선 문장들이 오고 갔다. 아마 그 사람은 '저런 쉬운 것도 모르면서 나와 대화를 하려 해? 답답하다 답답해~' 이렇게 생각했던 것이겠지? 언니는 잔뜩 주눅이 들어서 질문도 함부로 못하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누군가는 한 문장.
-이런 게 고시오패스인가...
사람이 모인 곳에는 어디나 그런 사람이 존재하게 마련이지만, 좀 무섭긴 하다..
"언니도 고시오패스한테 잘못 걸리기 전에 공부하고 질문해야겠네^^;;"
단톡방의 순기능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