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미륵불이 되어야 하는 세상 (feat.관심법)
병든 마음 읽기의 실체
교사들은 마음을 읽는(관심법) ‘미륵불’이 되어야 한다. 마음 읽기가 교육의 미덕이 되었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학생의 행동을 넘어 그 내면의 복잡한 사연까지 헤아리기를 강요받고 있다. 하지만, 도를 넘는 이런 마음 읽기 강요는 교육 현장에서 기형적인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친구들을 괴롭히고 지나가는 학생을 밀치며 욕설을 일삼는 학생 A가 있었다. 피해를 본 학생의 부모는 조심스레 학교에 문제 제기를 했다. 교사는 자초지종을 A의 부모에게 설명했다. A의 부모가 교사에게 남긴 첫 대답은 어처구니없었다. "선생님, 혹시 왜 그런지 아이 마음은 읽어주셨나요?"
마음을 읽었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겠다. '읽었지. 네 아이 속에 있는 나쁜 마음을.'
정상적인 부모라면 “우리 아이가 남에게 피해를 줘서 죄송해요. 피해를 입은 학생은 괜찮나요?”라며 사과와 걱정을 먼저 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교사에게 아이의 마음은 먼저 읽어 보았냐고 묻다니. 아이가 타인에게 준 고통보다 자기 아이의 감정을 먼저 생각하는 부모. 이는 문제의 근본을 무시한 채, 교사에게 일방적인 공감만을 강요하는 것이다.
잘못된 행동에는 명확한 지도가 필요하다. 학생이 잘못했을 때는 잘못했다고 가르쳐야 한다.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괴롭히는 행동은 잘못된 것이며, 그런 행동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명확히 알려주는 것이 교육의 기본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생략하고 아이의 감정을 구구절절 읽어주다 보면, 아이는 남을 괴롭힌 행동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본인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치자. 그 이유가 많다고 치자. 이유가 있다고 해서 남을 패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무분별한 마음 읽기는 아이를 병들게 한다. 아이가 병들면 학교가 병들고 사회도 병들게 된다.
자칭 타칭 교육전문가가 아이의 모든 문제 행동을 ‘상처받은 마음’에서 기인한 것으로 설명하며 공감을 강조해 왔다. 그로 인해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기에 앞서 교사가 그 내면의 사정을 모두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부모가 늘어났다. 이는 학교를 넘어 사회의 건강마저 위협하는 기현상이 되었다. 자칭 타칭 교육전문가여, 그것이 오해라고 말하고 싶다면 잘못 전달한 본인의 무능도 먼저 생각해보길. 대중을 향한 스피커는 그대가 훨씬 크지 않았는가?
상식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절실하다. 학생이 남을 때렸을 때, “화가 많이 났구나. 마음이 힘들었겠구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건 잘못된 행동이야.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돼”라고 명확하게 지도하는 것이 우선이다. TV에 나오고 있는 각종 범죄들도 자신의 마음이 우선이었기에 생긴 결과물들 아닌가? 잘못된 행동을 단호하게 지도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다.
이러한 기현상이 계속된다면 이제 교사 연수의 필수 과목은 ‘관심법’이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관심법, 어떻게 터득할 것인가: 교사의 미륵불 되기 연수.' 부탁이다. 상식이 우선되는 교육을 통해 교사가 미륵불이 될 필요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