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의 여파가 세게 지나갔다
아프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밤 새 끙끙 앓고,
간신히 아이들 등원을 시켜놓고는
또 다시 생과 사를 넘나드는 반 나절을 보냈다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의식의 끄트머리를 간신히 붙잡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악몽을 수없이 꾸었다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어 끈적 거렸다
또 다시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현관문 여닫는 소리,
다녀왔습니다! 소리
무의식에서 해매다 현실로 돌아오는 소리.
하원 후 돌아온 아이들에게서는
바람 냄새가 났다
어디 먼 데 다녀온 것 같은
그리움의 냄새가 났다
아이들을 품에 안으니
나는 내가 왜 사는지
이제야 알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