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를 줄이는 공부와 실수를 견디는 공부
일반적으로 내신 공부라 함은 실수를 줄여서 최대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는 일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학교에서 공부는 실수를 줄이는 일에 가깝기보다는 최대한 아는 지식을 늘리고 모르는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에 핵심이 있다. 뜬금없게 왜 대학교 공부 이야기가 나오지 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이는 영재고와 일반고의 차이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다.
영재고의 내신은 마치 대학과 같이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는 공부에 가깝다. 물론 고등학교이기 때문에 고등학교 내신 특유의 실수를 줄이는 방식의 공부가 먹히고 의미는 있지만, 근본은 대학교 공부에 더 가깝다. 실제로 일반고 1등급 내신 성적을 보면 거의 만점에 가깝거나 만점이 아니면 1등급이 안 나오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영재고의 A+, A0 등의 높은 학점은 만점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대체로 시험 문제에서 킬러 문제에서 얼만큼 높은 부분 점수를 얻었는지, 응용 문제에서 얼마나 높은 점수를 받았는지 등으로 상위권 성적이 갈리게 된다. 이는 중요한 차이점을 만들게 된다.
평범한 학교의 내신이나 수능에서 자신이 도저히 빠른 시간 안에 풀지 못하는 문제가 나온다면 1등급을 놓칠 확률도 높고, 이런 일은 발생해서는 안될 일에 가깝다면, 영재고에서 어려운 문제는 모두에게 어려운 문제이고, 풀지 못하더라도 성적에 아주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 문제이다. 하지만 상위권 경쟁에서는 그 문제를 얼만큼 풀어내는 지로 성적이 갈리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즐길 수 있고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실수를 줄이는 공부에 더 적합한 학생에게 영재고는 오히려 안 좋은 시스템을 가진 셈이다. 또한 실수를 견디는 공부는 정신 건강에 그다지 좋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어려운 문제를 풀고 자신의 무지를 마주하면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고등학생이 겪기에는 너무 이른 일이기도 하고 정신에 너무 고통을 주는 공부에 가깝다. 드물게 이를 즐기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런 학생들에게만 영재고를 추천한다.
반대로 실수를 줄이는 공부를 잘하지 못하고, 차라리 실수를 좀 하더라도 어려운 문제에 계속해서 도전하고 공부를 마치 시련을 극복하듯 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영재고가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학교 내신을 넘어서 영재고 입시 또한 그런 스타일에 가깝기 때문에 입시나 내신 모두에서 그런 학생들이 더 유리한 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