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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페엔카페인 Jun 04. 2022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후기

- 프로야구 꼴찌들의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투

야구는 몰라도 한화 이글스가 꼴찌인 건 안다



웃음 모음집 등이라고 불리는 행복 수비

나는 행복합니다를 외치는 보살팬

2008년부터 순위: 5886899678391010

프로야구 최다 연패 타이 18연패

프로야구 최약체


위의 수식어는 모두 한화 이글스라는 프로야구팀을 설명하는 단어들이다.

한화는 10년대 들어 팀의 주축이던 베테랑들의 노쇠화 및 은퇴, 과거 드래프트의 실수, 경기 운영 미숙 등을 이유로 계속된 꼴찌를 해오던 팀이었다.


2018년 11년만의 포스트시즌을 이뤘지만 이후 다시 팀이 망가지며 2020년, 2021년에도 꼴찌를 기록했다.

팀은 이에 다시한번 "리빌딩"을 선언하며 팀 체질을 바꾸고자 노력했다.

리빌딩이란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육성하여 수년 뒤를 노리는 과정을 의미한다.

즉 당장의 성과보단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당장엔 꼴찌를 불사하겠다는 태도이다.


클럽하우스는 리빌딩 과정에 놓여있는 한화이글스의 험난 했던 2021시즌을 담았다.

육성을 전문으로 하는 외국인 감독을 데려왔으며 메이저리거를 키워낸 타자,투수코치를 영입하는 등 리빌딩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한화의 2021시즌은 꼴찌였음에도 큰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한화의 2021시즌을 담아낸 클럽하우스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도 여기에 있었다.


좋았던 점

1. 생생했던 선수들의 실제 라커룸 & 더그아웃 분위기




스포츠 다큐에서 제일 기대하며 보는 부분은 선수단을 밀착 취재하는 것이다. 일반 팬들은 알지 못하는 라커룸과 덕아웃의 상황, 환경 등을 다 보여준다는 거 만으로도 사람들은 큰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진다.

그런 의미에서 클럽하우스는 한국에서 시도한 스포츠 다큐 중 꽤나 인상 깊은 편에 속했다.


누가 한화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분에 못 이겨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배트를 부시고 다닐 거라 생각했는가?

수베로 감독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고자 화를 내는 모습을 시즌 중에 볼 수 있었는가?

리빌딩이라는 구단 기조 아래에 놓여지는 어린 선수들의 감정을 일개 팬들이 알 수 있는가?

선수들이 느끼는 한화라는 구단이 어떤 구단인지 말 한 번 못 섞어본 우리가 알 수 있는가?


인간이고 프로 선수기에 팀과 자신의 성적이 안좋으면 분노할 수 밖에 없다.

몇 년동안 계속된 패배 속에 빠져있던 한화였기에 패배의식이 있을 수 있다.

이제 막 20살 , 21살인데 팀의 주역으로 기대 받는 상황에서 밀려오는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데 자신감이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하던 임종찬 선수의 말은 단순한 부담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처럼 평소에 알 수 없었던 프로야구단의 1년을 이렇게나마 보여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시도였다.

특히 잘 나가는 구단이 아닌 한화였기에 더욱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했다.

승리가 아닌 패배의 과정 속에서 성장통을 겪는 어린 선수들의 심경을,

그리고 한화 이글스라는 구단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는지 더더욱 잘 알 수 있었던 인상 깊은 다큐멘터리였다.


2. 감독으로서 수베로, 인간 수베로




아무리 리빌딩이 기조라지만 144경기를 전부 패배만 하는 리빌딩은 의미가 없다.

모든 프로야구단의 목표는 우승이고, 우승을 위해선 많은 경기를 이겨야한다.

어느 프로야구단도 꼴찌를 위해 시즌을 치루진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감독 수베로는 이기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인다.

이기는 경기를 위해서 라인업을 짜고 이기는 경기를 위해 모든 경기를 준비한다.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단 1%라도 높이기 위해선 감독은 그 확률에 모든 것을 걸어야한다.


그래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센세이셜을 불러일으켰던 시프트를 적극 도입했다.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해이해져있으면 이를 바로잡기도 했다.

감독으로서의 수베로는 항상 신념과 열정을 강조했다.

그리고 자신부터가 강한 신념과 열정을 가지며 선수들을 이끌었다.

수베로는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했다.


인간으로서의 수베로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방출되는 선수를 안아주며 눈물을 흘릴 수 있게 안아주는 장면은 다큐 최고의 장면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았다.

야구 선수라는 직업 자체에 대해 고민하는 투수 김범수를 상대로도 "너를 언제나 믿고 지지한다"라고 말하며 흔들리지 않도록 해준다.


이번 클럽하우스 다큐는 한화 이글스뿐만 아니라 수베로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주는 다큐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3. 꾸준한 기회 속 결국 성장한 선수들

리빌딩의 결과물은 결국 선수들의 성장이다.

유망주들에게 당장의 성적을 묻지 않고 수많은 기회들을 주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성장한 선수들이 주전이 되는 것이 리빌딩의 하나의 큰 목표다.

그런 의미에서 2021 한화는 리빌딩의 주축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을 몇몇 남겼다.


선발투수 김민우는 올림픽에 선발되는 영광을 누렸으며 국내 선발로는 류현진 이후 10년만에 10승을 거뒀다

불펜투수 강재민은 시즌 중반까지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향후 한화 마무리까지로도 거론됐다.

3루수 노시환은 제 2의 김태균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20홈런 고지에 올랐다.

2루수 정은원은 리그에서도 몇 안되는 기록인 시즌 100 볼넷을 기록했고 2루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는 명예를 안았다.


그 외에도 임종찬, 박정현, 김태연, 윤대경, 윤호솔 등의 선수들이 크고 작은 기회들을 꾸준히 부여 받았고

1군 선수로서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며 기대를 높였다.

글을 쓰는 현재 (22.06.03.) 올해도 한화는 20승 33패로 현재 9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선발 투수 2명이 모두 이탈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축 선수들이 자리를 잡았고

실제로 시리즈 스윕승을 가져가는 등 더이상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크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클럽하우스라는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는 꽤나 괜찮았다.

야구판 미생이라는 평가가 클럽하우스에 뒤따라오는 것은 괜히 있는 평가는 아닌 듯 하다.

이처럼 이 다큐를 꼭 야구단, 야구선수가 아닌 하나의 직장 다큐로 보아도 괜찮을 듯 하다.


최약체로서의 오명을 벗고 곧 힘차게 날아오를 한화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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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와 관련된 기타 괜찮은 영상들


*1 2018년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한 한화 시즌 결산

https://youtu.be/Y7DTZhilW1s

(노래 탓일지 모르겠는데,,,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부분에서 괜히 나도 눈물 찔끔 했다,,)



*2 2021년 한화 시즌 결산

https://youtu.be/V_4EDhCRnyI



*3 야구 빼고 다 잘하는 한화 이글스,,, 진짜 야구만 잘하면 좋을텐데,,,,

https://youtu.be/zSNaiB4gNV4

https://youtu.be/rVQ4u5Zb1bs

https://youtu.be/2aHoTxuNKAc

https://youtu.be/Lt9HI4-HZAw


어쩌면,,, 성적이 계속 나쁨에도 프로야구 인기구단 3위에 오르고 팬들이 한화를 좋아해주는 건 이런 모습들이 아닐까,,,생각한다.

어느 프로야구단이 딩고 뮤직까지 나와 ㅋㅋㅋㅋㅋㅋ ㅠ

이런게 다 팬서비스고 선수들에게 애정이 가는 요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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