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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dge IT Jan 23. 2021

코시국 홈트 트렌드 1: 룰루레몬 스마트 미러

코로나로 인해 운동을 하기 위해 피트니스 센터나 요가원 등을 가기 힘들어지면서 점점 홈트 (홈트레이닝)가 인기를 얻고 있어요. 오늘은 홈트 열풍을 새롭게 이끌고 있는 룰루레몬의 스마트 미러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우선 룰루레몬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룰루레몬은 요가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마 한번쯤 들어 보셨을만한 브랜드에요. 요가복의 샤넬이라고 불릴 정도로 고가, 고품질의 요가복을 판매하는 캐나다 기업입니다. 브랜드 이미지로는 "나 요가 좀 해"라는 쿨하면서도 건강미 넘치는 느낌을 주는 브랜드라고나 할까요. 제 친구들 중에서 운동 좋아하는 친구들은 룰루레몬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특히 코로나로 인해 애슬레저(스포츠웨어와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가벼운 스포츠웨어를 의미해요) 패션이 더욱 인기를 얻으면서 화상 미팅이나 모임을 할 때 룰루레몬 옷을 더 자주 봐요. 




코로나로 인해 애슬레저 패션이 인기를 얻으며 활황이던 룰루레몬이 작년에 "미러" (Mirror)라는 스마트 피트니스 거울을 약 5억 달러에 인수해서 화두가 되었어요. 미러는 고가의 스마트 피트니스 제품 (소비자가 $1,495)으로, 미러 화면에서 피트니스 콘텐츠를 스트리밍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동작을 보고 피드백을 받으며 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반응형 디스플레이 거울이에요.


제가 궁금해서 룰루레몬 매장에 가서 미러를 직접 체험해보고 왔는데요. 이런 느낌이에요!





이런 트렌드를 보실 때, 그 트렌드 자체만을 보실 것이 아니라, 해당 트렌드가 가져오는 그와 연관된 산업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같이 보시면 좋아요.


홈트로 인한 룰루레몬의 미러 인수, 팰로톤의 매출 증가 라는 홈트 제품 자체가 잘팔리는 트렌드에만 집중하시는 것이 아니라, 해당 트렌드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전체의 산업 생태계 변화를 같이 보는거죠. 


이런 홈트 제품이 잘 팔리면 어떤 연관된 산업들에 영향을 줄까요? 




1. 해당 홈트 제품 내에서 구독해야 하는 콘텐츠 시장이 성장합니다. 


해당 콘텐츠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기본적으로 트레이너들이 제공하는 요가, 스트레칭, 복싱, 명상, 댄스 등과 같은 "수업" 콘텐츠가 있을거에요. 이런 수업 콘텐츠는 홈트 제품 구입비용과는 별도로 매월 구독료를 내고 구매하게 됩니다. 룰루레몬의 미러의 경우 매달 $39의 구독료를 내고 수업 콘텐츠들을 이용하게 됩니다.


제가 더 흥미롭게 보는 부분은 바로, 수업시간에 같이 틀어주는"음악" 콘텐츠입니다. 이 음악 콘텐츠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잘 만들고 있는 회사가 팰로톤 인데요. 팰로톤에서만 단독으로 아티스트들이 음악 공연을 하거나 새로운 앨범을 공개하는 등 굉장히 새로운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어요. 팰로톤은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을 하면서 스포티파이와 협력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추후 팰로톤 관련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 해당 홈트 제품과 관련된 또다른 홈트 제품들의 판매가 늘어납니다. 


룰루레몬의 미러의 경우, 미러 내의 홈트레이닝 영상 에서 트레이너들이 입고 있는 멋진 옷들과 다른 홈트 제품들 (요가매트, 요가블럭 등) 을 판매하는거죠. 미러 내에서의 홈트레이닝 영상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트레이너들이 너무 멋져서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악세서리들을 따라서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올라오거든요. 뭔가 나도 그들처럼 멋지게 룰루레몬 옷을 입고 있으면 운동이 좀 더 잘될 거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룰루레몬은 코로나 이전에 룰루레몬 매장 내에 스튜디오에서 요가 수업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이러한 트레이너들을 통한 제품의 간접광고를 이미 진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에서의 간접광고가 힘들어지니, 미러를 통해 새로운 간접광고 수단을 찾은거죠.


아래와 같이 트레이닝 콘텐츠를 보다보면 해당 트레이닝 콘텐츠에서 보이는 연관된 트레이닝 제품들이 함께 보여집니다. "Shop Yoga Gear"이라는 부분을 보시면 해당 트레이너가 입고 있었던 요가복이나 수업에서 사용했던 요가 매트, 요가 블럭들 쉽게 찾아서 구매할 수 있는거죠. 해당 요가복들이 평균가 $100을 웃도는 가격임을 고려할 때 상당히 괜찮은 비즈니스 모델이죠.






3. 해당 홈트 제품의 구매를 도와주는 후불 결제 서비스가 중요해집니다.


룰루레몬의 미러, 팰로톤 등과 같은 홈 피트니스가 인기이지만, 모두가 선뜻 쉽게 사기는 힘듭니다. 상당히 고가의 제품이기 때문이죠. 좀 더 와닿게 말씀드릴게요. 벽걸이형 거울은 평균가 $50이면 구매 가능합니다. 하지만 룰루레몬의 미러는 $1,495. 약 30배 더 비싼 제품입니다. 팰로톤과 같은 홈 싸이클링 기계는 $200 정도면 구매 가능합니다. 하지만 팰로톤은 $1,895. 약 10배 더 비싼 제품이죠.


코로나로 인해서 피트니스 센터나 요가원에 가지 못하니까 큰 맘 먹고 투자해볼까 할수도 있어요. 하지만 한번에 저렇게 큰 비용을 지불하기는 쉽지 않죠. 그래서 이러한 고가의 제품을 분할납부를 도와주는 후불 결제 서비스도 함께 성장하게 되는 거에요. Affirm이라는 회사가 이러한 분할납부 서비스를 보통 연결해주고 있으며, 홈트의 활황과 더불어 Affirm도 활황입니다. 얼마나 활황인지는 주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요. Affirm은 작년 매출이 약 2배 이상 성장했고, 최근 IPO를 하자마자 주가가 2배 가까이 뛰었어요.  



왼쪽은 룰루레몬 미러의 분할납부 화면, 오른쪽은 팰로톤의 분할납부 화면입니다.



Affirm의 분할납부를 이용하게 되면, 가장 저렴한 플랜으로는, 36개월 동안 매달 $41.53을 나눠서 지불해서 룰루레몬의 미러를 살 수 있고, 39개월동안 $48.59를 나눠서 지불하면 팰로톤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아 여기서 반드시 기억하셔야 할 것 하나 더- 해당 홈트 기계에서 사용할 트레이닝 콘텐츠는 별도로 구매해야 합니다. 미러는 매달 $39, 팰로톤은 매달 $49 의 월 구독료가 있어요.


그러면 미러의 경우 Affirm을 이용해서 분할납부로 구매해서 이용한다고 할 때, 매달 약 $80씩 36개월, 팰로톤은 매달 약 $100씩 39개월을 지불해야 하는거죠. 


매달 가던 피트니스 센터와 요가원의 월 등록비를 생각해보면 큰 맘먹고 투자해서 구입해볼수도 있을거에요. 그래서인지 제 주변에는 실제로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로 팰로톤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증가했어요.




룰루레몬이 미러를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한 지금. 미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팰로톤을 구매하려던 사람들이 팰로톤 대신 미러를 구매할까요? 팰로톤이 있는 사람들은 추가로 미러를 구매할까요? 미러의 미래가 궁금한 가운데, 미러가 팰로톤과 같이 코로나로 인한 홈트 열풍의 수혜를 얻기 위해서는 아래의 두가지 부분을 보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 미러 내 콘텐츠 스트리밍 화면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미러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이 바로 미러를 통해서 트레이너와 직접 소통하면서 운동 동작들에 대한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는 거에요. 홈트를 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이 그거잖아요. 영상을 보고 따라 하기는 하는데 내가 제대로 된 자세로 동작을 하고 있는건지 아닌지 알기가 어렵죠. 자세를 제대로 잡고 하지 않으면 몸에 무리가 가서 부상을 입을 수도 있고, 운동이 전혀 되지 않기 쉽상이니 말이죠. 바로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켜 주기 위한 제품이 미러에요.


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니즈를 만족시켜주고 있는가에 대해서 저는 의문이에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트레이너와 제가 거울에 겹쳐져서 보입니다. 트레이너의 자세를 보면서 동시에 거울에 비친 저의 자세를 보기에 적합하지 않은 사용자 경험이에요. 거울에 비친 본인의 모습과 트레이너가 겹쳐 보이지 않도록, 트레이너의 크기를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트레이너의 크기를 줄여버리면 도대체 이게 무슨 소용이에요. 트레이너가 하는 세부 동작들이 잘 안보이니 따라하기가 힘들죠. 홈트를 하면서 제대로 된 자세를 잡기 어렵다는 니즈를 충족시켜주겠다는 원래의 목적을 전혀 달성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에 대해 좀 더 좋은 소비자 경험을 줄 수 있는 미러 내의 콘텐츠 스트리밍 화면 구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둘. 미러를 통한 커뮤니티, "소셜" 측면을 발전시켜야 한다. 


저의 앞선 글에서도 (코시국에 더욱 중요해진 "소셜" 제품과 서비스) 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팰로톤이 코로나 속에서 인기를 얻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팰로톤이 제공해주는 "함께" 하는 "커뮤니티" 때문이에요. 팰로톤은 단순히 팰로톤 내의 싸이클링 콘텐츠가 좋아서 활황인 것이 아니에요. 팰로톤을 같이 하는 커뮤니티, 바로 그 함께 한다는 "소셜" 측면 때문에 대박이 난거에요. 


예를 들어서 말씀드릴게요. 저희 팀 회의를 하거나 제가 미팅을 하면 항상 나오는 말이 있어요. 팰로톤. 


미팅 시작 전에 너의 주말은 어떠했니와 같은 수다를 떨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요즘 들어 더 자주 이야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제 너무 힘들어서 팰로톤을 했다. 내가 어제 팰로톤을 300번째 한 기념일이었다. 나는 워라밸을 맞추기 위해서 팰로톤을 하는 시간을 꼭 정해두고 지킨다. 팰로톤이 없으면 이 힘든 시기를 버티지 못할 것 같다. 우리 이때 시간 맞춰서 같이 팰로톤 하자. 


정말 팰로톤 없는 사람은 서럽겠다 싶을 정도로 팰로톤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싸이클링을 좋아해서 코로나 전에는 Flywheel 이라는 싸이클링 스튜디오를 다녔고, 코로나가 시작되고 나서 아파트 피트니스 센터에 있는 팰로톤을 본격적으로 이용하게 되었어요. 이용하다보면 사람들이 왜 팰로톤 팰로톤 하는지 알게 됩니다. 


이게 혼자서 집에서 싸이클링을 하는것과 가장 큰 차이점은 팰로톤 실시간 수업을 들으면 전세계적으로 함께 팰로톤 사용자들과 싸이클링을 하는 느낌이 들어요. 실시간으로 나의 순위가 보이고, 사람들의 반응도 보이죠. 이러니 무언가 떨어져 있음에도 함께 운동하는 느낌이 드는거에요. 


거기에 팰로톤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니 커뮤니티가 형성이 되죠.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강사에게 듣는 모르는 사람들과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도 있고 주변에 알던 사람들과 함께 팰로톤을 하면서 기존의 커뮤니티를 새롭게 확장시킬 수 있어요.


바로 이러한 커뮤니티 측면을 미러를 통해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고민해봐야 해요. 룰루레몬은 이미 굉장히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어요. 룰루레몬 Ambassador 프로그램도 굉장히 잘 운영되고 있죠. 이를 어떻게 잘 활용해서 미러를 통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모멘텀을 잡을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과연 미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룰루레몬이라는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저는 굉장히 궁금해요. 제가 위에서 제시한 두가지 측면을 미러가 어떻게 보강해 나갈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그 이전까지 많은 소비자들이 미러를 $1,495의 거금을 주고 구매하기 보다는 저처럼 집에서 $50의 비용으로 홈트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참고로 저 거울은 IKEA에서 $50에 구입했고 저는 NTC (Nike Training Club) 앱을 무료로 이용해서 미러에서 제공해주는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나름 만족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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