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풀빛푸를은 Jun 30. 2023

그래, 그러자.

하루종일 비가 오다 말다 날씨는 딱 뭐라 할 수 없는 애매한 날씨였어. 

그런데 저녁이 되자 멀리 서쪽에서 하루종일 볼 수 없었던 해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기대도 안했던 노을이 지지 뭐야 

사람들은 하늘을 보려고 건물에서 나왔지. 

조용히 하늘과 구름을 바라보며 어떤 사람은 사진을 찍었고, 어떤 사람은 앞에 있는 사람을 보고 서서 포즈를 취하고 어떤 사람은 빛을 향해 달려갔지. 

좀 처럼 일을 하지 않던 하늘이 붓을 들고 결심이나 한 듯 그림을 그려낸것 같았어. 

아무 기대 없이 하루를 살았는데, 갑자기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았대나? 

오늘은 습습하고, 어둡고, 재미 없고, 늘어지는 얘기는 집어치우고 

잠시 하늘이나 보는게 어때? 

이런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지 않니? 

하루 하루 다른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게 너는 아무렇지도 않니? 

나는 참 좋더라.

그래, 그러자. 

오늘은 그게 무엇이든 마음에 있는 묵지한 기분 때려치우고 

잠시 가만히 있자.

그래, 그러자. 그게 너에게 주는 선물이다. 

좀 쉬렴. 

그래, 그러자.

작가의 이전글 기억이 흐릿해 진다는 것,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