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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지 Dec 08. 2024

막다른 길이 열어주는 새 길

심리학자의 마음이야기

누구나 살다 보면 더 이상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 같은 순간과 마주합니다. 매일 아침 똑같은 고민을 안고 일어나고, 밤마다 비슷한 후회를 되풀이하는 시기.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지금 그런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이런 시기에 인간은 한 가지 독특한 패턴을 보입니다. 더 이상 효과가 없다는 걸 뼈저리게 알면서도, 묘하게 익숙한 습관들을 고집하곤 하는 겁니다. 마치 고장 난 자판기 버튼을 계속 누르는 것처럼요. 때로는 이런 무의미한 반복이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는 유일한 안정제가 되기도 합니다. 부질없다고 알면서도, 오늘도 똑같은 루틴을 반복하고 있진 않나요?


또 한 가지는, 머릿속이 안개로 가득 찬 것 같은 느낌입니다. 새로운 해결책은커녕, 다음 발걸음을 어디로 옮겨야 할지조차 떠오르지 않는 상태말입니다. 마치 넓은 바다 한가운데서 나침반을 잃어버린 것처럼 막막한 기분, 한 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 속에서 마음 한편에는 끊임없는 두려움과 저항이 자리 잡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변화의 첫걸음이 그토록 무서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우리는 불완전한 현재보다 불확실한 미래를 더 두려워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런 막막한 순간이 바로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이 되곤 합니다. 마치 새벽이 가장 어두울 때 해가 뜨려고 하는 것처럼, 가장 큰 변화와 성장은 종종 이러한 정체기의 직후에 찾아옵니다. 겨울나무가 마지막 잎을 떨구고 나서야 새순을 피울 준비를 마치는 것처럼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느끼는 막막함과 두려움은 사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허물을 벗는 과정이 불편하고 아프더라도, 그것이 한 단계 성장하는 필연적인 과정이듯이 말이죠.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 시기를 견디고 바라보는 인내심,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작은 희망을 발견하는 따뜻한 시선일 것입니다.


당신의 교착기가 곧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열쇠가 되기를, 그리고 이 글이 그 과정에서 작은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해가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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