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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매직 곱슬머리, 예상치 못했던 위기 봉착

세월 미워

by 한사랑

다사다난한 탈매직 곱슬머리 여정에 새로운 위기가 봉착했다.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 없어 만나게 된 그것.


처음 시작은 캐나다였다.

캐나다에서 살 때 캐네디언 친구를 통해 cgm(curly girl method)을 접하고 손쉽게 컬리헤어제품들을 구할 수 있었다.


한국 사람들이 올리브영에서 이것저것 골라 써보듯, 캐나다 드럭마트에 널리고 널린 곱슬머리제품을 마음껏 사서 테스트해 보았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나만의 제품 리스트'도 갖췄다.


귀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리바리 싸 온 비장의 무기들이 동이 났다. 대문자 P인간은 소비도 계획적이지 못했다. 그나마 쿠팡 해외배송을 시켜놓고 한참을 기다리는 동안 한국 여름의 매서운 습도는 곱슬머리를 촌스럽게 만들었다.


결국 한국 미용실행.

내향인간은 cgm을 한다는 말은 꺼내지도 못했다.

예상했던 상황이 닥쳤을 때는 어정쩡한 미소만 지었다.

"고객님 매직하실 때 되셨네요."


하지만 나는 이때도 나만의 방식을 찾았었다.

짧게 자르기.

유튜브 나오는 외국 curly girl들처럼 완벽하진 않아도 얼굴 들고 다닐 정도는 되도록.

조금은 방방 뜨더라도 그동안의 cgm짬밥으로 봐줄 만할 정도로 잡아두는 정도로.


그런데 이 여정에 또 하나의 난관에 부딪혔다.

세월의 흐름을 막지못해 만난 그것은 바로,

흰머리.


얘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흰머리를 염색하면 cgm이 먹힐까.

염색샴푸가 cgm을 망치지 않을까.

내가 탈매직을 왜 하고 실리콘프리 제품을 왜 쓰는데!


이 난관도 어떻게든 결정을 지어야 할 텐데.

흰머리 곱슬머리는 어째야 하는지.

세월 미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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