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꿈을 잘 꾸는 편이 아니다.
어쩌다 한 번 꿈을 꿀 때는 한 두 가지의 꿈을 꾼다.
꿈은 얕은 잠인 렘수면 시간에 잘 꾼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잠에서 깨기 직전인 아침 시간에 꿈을 꾸는 것 같다.
꿈의 내용은 보통 내 주변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내게 익숙한 환경이 배경이 될 때가 많다.
호텔 침대에서 자는 날이면 평소보다 많은 꿈을 꾸곤 한다.
잠을 자다 일어난 건지, 꿈을 꾸다 일어난 건지 모를 만큼 정신없는 잠에서 깨고 나면 한참을 멍 때리며 침대 위에 앉아 있는다. 이것은 꿈이고 저것은 진짜고, 내가 아까 본 장면은 꿈이었고 지금 이 호텔방은 내가 진짜 있는 공간이고.. 하나하나 헤매고 다닌다. 마침내 몸을 일으킨다.
어쩌면 호텔에서 잘 때 꾼 꿈은 내 꿈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간 이 호텔방에, 이 침대에서 사람들이 자고 꾼 꿈들을 흘리고 갔나 보다. 그 꿈의 조각들이 아직 베개에 묻어있어, 내 꿈에 섞여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