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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이 Kirini May 17. 2021

서비스 기획자? UIUX 기획자?

어려운 단어 없이 어려운 직무


3년차 기획자인 나는 여전히 '서비스 기획자'라는 말이 어렵다.

'서비스''기획자'도 많이 들어봤고 쉬운 단어인데 이상하게 '서비스 기획자'는 막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막연한 서비스 기획자를 업으로 삼게 된 이야기를 적어볼까한다.



다양한 이유로 중간에 킬당한 프로젝트들



 대학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전공은 아니었으나 제법 흥미로웠고, 어느새 광고라는 분야에 빠져들었다. 다양한 공모전도 출전하고, 광고 동아리 활동도 했다. 왼손으로 비비고 오른손으로 비비는 비빔면 광고, 침대가 과학이라는 광고를 만드셨다고 자랑하시던 교수님들처럼 누구나 기억하는 임팩트 강한 광고를 만드는 광고쟁이가 되는 것을 꿈꿨다.



 졸업 후 작은 광고대행사에 마케팅직무로 입사했다. 첫 입사의 설렘 덕분에 몇 달간은 월요병도 없는 행복한 출퇴근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느순간 싸한 느낌이 들어 내가 하는 일과 동료들이 하는 일을 둘러봤다. 분명 광고대행사라고 본인들을 소개했던 이 회사... 다시 눈을 비비고 보니 광고 관련된 서비스를 하고 싶은 IT회사였다. 아...? 둘러보니 동료들 중 절반 이상이 개발자였다....! 



 안타깝게도 이미 젊은이의 발을 묶고 돈으로 보상해주는 청년내일채움공제라는 프로그램에 신청을 해둔 상태라 돌이킬 방법 없이 2년은 꼬박 이 회사를 다녀야만 했다. (당시 메일링하는 법조차 몰랐던 나에게 사실 이 회사가 결코 나쁜 선택은 아니긴 했다.) IT회사에서 인하우스로 온라인 마케팅을 하다 가끔 들어오는 외주건이 있으면 제안서도 쓰고, 광고 대행 업무도 봤다. 광고 관련 솔루션을 운영하기도 했다.






 업무는 어느새 익숙해지고, 쌩신입때와는 다르게 업무를 빠르게 해결하고 

남은 시간을 천천히 즐기는 여유까지 부리게 되었던 어느 날.


 "기린아 너 기획업무 좀 봐줘야겠다. 기획부서에 기획자가 급하대."

 "대표님, 저는 기획이 무슨 일 하는지도 모르는데요...?"

 "그냥 화면 어떻게 생겼는 지, 그리고 뭐 누르면 어디 페이지로 연결되나 무슨 동작하나 쓰기만 하면 돼. 

  피피티 잘하잖아 제안서 쓰는 것보다 쉬워~."



이렇게 기획자라는 직무가 세상에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나에게

기획이라곤 광고기획만 알고 꿈꿨던 나에게

기획자의 길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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