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만든 팔레트
“이걸 왜 주워왔어?”
이상할 수도 있지만 나는 밖에서 돌멩이나 나뭇잎, 나뭇가지를 주어 오는 취미가 있다. 어렸을 때가 아니라 대학생 때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항상 언니들은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하며 물어본다. 얘는 이걸 왜 주어 오는 것인가.
예뻐서 주어왔다고 하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웃는다. 그 반응에 크게 요동하지 않는다. 친구들이랑 바닷가에 놀러 갔을 때에도 꼭 이쁜 조개껍데기와 돌을 주어 오는 것이 나만의 루틴이다.
그리고 중앙대학교 미대는 안성 캠퍼스에 있어서 자연을 마음껏 경험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었다. 시골이라서 벌레도 많아서 힘들기도 하지만 자연이 주는 힘이 있다. 그리고 작품 촬영도 학교 잔디 어디에서든 찍어도 예술이 된다.
자연은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섬유 실크스크린 수업 때 만든 페브릭을 가지고 제품을 만들고, 패키지 디자인(박스, 상품택, 명함, 리플릿)을 하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다. 최종 시간이 작품사진을 찍는 것이었는데 한 여름 집 앞 탄천에 짐을 이고 지고 가서 땀을 뻘뻘 흘리며 찍은 적이 있다. 너무 힘들었는데 너무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그리고 내가 만든 도자 작업도 몇 개 가져가서(짐이 많아진 이유다.) 찍었다. 이 사진은 내가 지금도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들 중에 속한다. 도자 옆에 보이는 돌은 탄천 주변을 돌고 돌아 선별된 돌 들이다. 가져오고 싶었지만 너무 무거워서 차마 들고 올 수 없어 아쉬웠다.
그리고 회사 다닐 때, 휴가로 제주도를 간 적이 있었다. 그때도 굳이 작업물을 이고 지고 들고 가서 찍었다.
이전에 자연에 찍었던 작업이 마음에 들어 분명히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작업을 들고 제주도를 돌아다니려니 너무 무거워서 힘들었지만 갔던 카페랑 작업물이 잘 어울려서 재밌는 작업이었다.
자연은 인공적으로 사람이 만들 수 없는 경외로운 아름다움이 있다. 하늘의 색상은 어떤 *CMYK로 표현할 수 없다고 본다. 그리고 그것을 실제 프린트로 담으면 그런 느낌이 나지 않는다. 오직 눈이라는 카메라로 담을 수 있기에 더 소중하고 가치 있게 여겨진다. 이것이 내가 자연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래서 나는 색상의 영감을 주로 자연물에서 얻는다. 초록잎과 빨간 열매의 조합인 토마토. 토마토 마다도 농도와 밝기와 채도가 다른 것이 매력적이다.
신이 만든 팔레트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