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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편 Nov 10. 2020

아기가 집에 왔다

아이와 함께 D+20, 산후도우미 이모도 왔다

그때는 몰랐다.

조리원에 있을 때가 편하다는 것을.


아이가 집에 오고 나서 첫날은 전쟁 시작이다.

아이의 울음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다. 다른 것들은 어떻게 견디지만 가장 힘든 것은 잠이다.

조리원에서 나왔지만 아내의 몸은 아직 정상이 아니다. 최소한 출산 후 6주(산욕기) 동안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하는데 자꾸 몸을 움직이게 하는 우리 아기. 덩달아 내 몸이 더 바빠진다.


첫날은 거의 나와 아내 모두 둘 다 밤을 꼬박 새웠다. 다행히  두번째 날부터 산후도우미가 오도록 신청을 했다. 도우미 이모님이 오셔서 아내를 도와주기 때문에 아내는 낮잠을 잘 수 있었다.


산후도우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우리는 출산 이후, 2주는 조리원, 2주는 산후도우미, 2주는 내가 출산휴가를 쓰고 아내의 산욕기를 도우면서 보내려고 계획했다. 그래서 집에 온 때는 벌써 출산 후 이주가 지나고 거동은 가능하지만 알게 모르게 아내의 몸에 속병이 있는 시기이다.(심지어 본인은 잘 안식하지 못한다) 산후도우미 분은 이 시기에 와서 아내의 식사를 챙겨주고 모유수유 시간 외에 분유를 먹여주고 아이를 재워주고 씻겨주는 일을 해주신다.우리 집에 와 주신 분은 일도 꽤 오래 하셔서 아이를 다루는 것도 능숙하고 집안 정리정돈, 주말에 먹을 수 있는 밑반찬까지 준비해 주신다.


산후도우미 분에게는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좋다’라고 딱 단정 지으면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지극히 주관적인 장, 단점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장점이다. 내 입장에서는 이주 뒤에 출산휴가에 아내를 어떻게 도울지 배울 수 있는 시기가 된다. 아기 목욕부터 반찬이나 국들은 어떤 것들을 하는지 볼 수 있는 시기다. 그리고 아내는 수면 시간이 확보되어서 몸이 힘든 시기에 회복할 수 있는 기간이 된다. 단점은 이 분이 베테랑이라는 점이다. 오랜 경험 아이를 보아왔기 때문에 잘 알고 여러 가지 육아 아이템들도 잘 알고 계신다. 근데 왜 이게 단점이  되냐면 초산인 부모들에게 이런 베테랑은 경험과 함께 고정관념도 함께 준다. 그래서 우리 생각에 하고 싶었던 육아를 벗어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모유 수유에 대한 도우미 분의 의견, 재우는 방법에 대한 시도들, 어떤 육아 아이템이 필요한지에 대한 견해.

물품 구매를 한다고 도우미 분에게 혜택이 가는 것은 아니다. 모두 아내가 직접 구매했다. (이 시기에 매일같이 집 앞으로 배달되는 택배를 볼 수 있었다)


물론 이게 배부른 소리가 될 수 있는데, 도우미 기간이 끝나고 육아는 결국 온전한 부모의 책임이다. 생각해 보면 도우미 분이 오는 시기 역시 말 그대로 도우미 일뿐, 책임의 주체는 부모다. 그런데 우리 가치관하고 맞지 않는 여러 행동들이 아이와 부모에게 남아있게 된다. 결국 산후도우미라는 것은 주관과 확신이 있는 부모들에게 가장 좋은 코스가 된다.


이제는 둘이서 부딪혀야 할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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