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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럼에도 불구하고 Nov 12. 2022

실패가 필요한 과학,
실패가 필요한 삶

'과학이 필요한 시간', 궤도, 동아시아 서포터즈 서평

『과학이 필요한 시간』, 궤도, 동아시아(2022).

유튜브 <안될과학>의 진행자 궤도의 두 번째 책 『과학이 필요한 시간』이 나왔다. 첫 번째 책 『궤도의 과학 허세』의 장점인 유쾌함과 친근한 생활밀착형 예시들은 그대로 유지한채, 다루고 있는 내용의 폭과 깊이를 더했다. 『궤도의 과학 허세』에서는 과학의 재미와 주요 개념들을 재미있고 친근하게 전달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면, 『과학이 필요한 시간』에서는 제목 그대로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우리가 왜 과학을 공부해야하고, 수학자·과학자들의 연구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깊이 있는 메시지또한 함께 전달한다.


책은 총 5부로 이루어져있다. 컴퓨터와 인공지능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1부, 인간의 삶과 관련된 과학을 다루는 2부, 우주에 대한 내용을 담은 3부, 양자역학·상대성 이론·초끈 이론·홀로그램 우주 등 낯선 과학 이론들을 한데 엮은 4부, 그리고 풀리지 않은 수학 미제들과 무한의 개념을 다루는 5부이다. 각각의 주제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국, 드라마 <눈이 부시게>, 트로트 가수 임영웅 등 보다 친숙하고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로 글의 첫머리를 시작한다. 또 2022년 2월에 발표된 논문과 7월에 공개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사진에 이르기까지 최첨단의 과학 지식과 연구들을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뒷표지의 '한 알의 모래에서 우주를 보고 / 무한한 우주에서 나를 찾는 길'이라는 카피처럼 궤도는 평범한 일상과 우주의 신비를, 낯설고 어려운 과학과 개인의 삶을 유의미하게 연결짓는다. 궤도는 특히 '나가는 글'의 제목을 "가장 정확하게 실패하는 법"이라고 지을 정도로, 우리 삶에서 과학이 필요한 이유를 과학의 '실패'와 연관지어 설명한다. 위대하고 화려해보였던 과학이 사실은 숱한 실패를 딛고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때로는 괴짜 같고 때로는 천재 같은 과학자들의 삶이 늘 평탄하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과학자와 나의 삶이, 그리고 과학과 내 일상도 아주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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