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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Apr 01. 2024

엄마 마피아

하굣길 첩보작전

오늘은 아이가 학교에 간 후 처음으로 태권도 학원을 가는 날이었다. 입학 후 한 달가량을 매일 학교에 마중을 나가 아이를 맞이했다. 그래서 학원을 보내는 게 내심 마음이 무거웠다. 어려울 것도 없고, 다른 아이들도 다 하는 일이지만 이 아이는 해보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학교를 마치고 태권도 학원 선생님을 만나는 위치를 설명해 주긴 했지만 아이가 과연 잘 찾아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던 거다. 그래서 오늘은 아이에게는 비밀로 하고 하굣길을 한번 뒤따라 가보기로 했다. 나름의 첩보 작전이었다.


태권도 학원에서 아이를 데리러 가는 시간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학교에 도착하니 아뿔싸 아이가 나보다 조금 먼저 나와 있었다. 급히 몸을 숨겼다. 다행히 아이는 내 얼굴을 보지 못한 것 같았다. 다행히 같이 태권도에 가는 친구가 있었나 보다. 친구와 손을 잡고 태권도 학원 선생님을 만나는 장소로 무사히 나왔다.


‘다행이다.’


아이가 나를 보지 못하게 뒤를 돌고는 카메라를 돌려 셀카를 찍는 척하면서 아이의 모습을 찍었다. 증거자료 확보!


조금 후 인솔하시는 선생님이 아이들을 줄 세워 데리고 가셨다. 나도 조금 따라가 보았다. 인기척을 느끼셨는지 선생님이 멀리 있는 나를 보고는 슬쩍 눈인사를 하셨다. 그들만의 암호랄까.


역시 또 나만 걱정했지. 다행이다. 아무 일 없이 아이가 학원에 갔고, 돌아오는 아이의 표정이 너무 밝았다.


첩보작전,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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