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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쿠나 마타타 Feb 17. 2023

너도 누군가의 딸이다

-더 이상은 동은이가 없길

3월 10일이 간절히 기다려진다.

'더 글로리'의 시즌 2가 개봉하는 날이다.


드라마에 쉽게 꽂히는 편은 아니라서

가장 최근에 본 드라마는 '우리들의 블루스'이고,

그전에는 2018년 '나의 아저씨'다.


이렇게 드라마에 관심도 없고, 쉽게 빠지지도 않는 내가

기다리는 드라마가 생겼다.


나에게는 그리운 연진이도 없고, 동은이었던 적도 없다.

재준이나 사라, 혜정이, 명오의 위치인 적도 없다.

그런데 이렇게 꽂힌 건

순전히 '엄마'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딸의 질문 하나로 탄생한 드라마라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를 이토록 가슴앓이를 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엄마는 내가 죽도록 때리면 더 가슴 아플 것 같아? 아니면 죽도록 맞으면 더 가슴 아플 것 같아?"

내 딸이 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고민했다.

남편과도 한참이나 대화를 하면서도 답은 찾을 수 없었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그 답을 찾아보려고 애썼다.

1월부터 드라마에 관련된 영상이란 영상은 다 찾아보면서 답을 내려고 했다.

2월 중순이 된 지금까지도 답을 내리지 못했다.


학폭의 가해자인 연진이도, 피해자인 동은이도 내 딸이 되면 안 된다는 게

지금까지의 내 결론이다. 너무도 당연한 결론이지만.

그리고 내 딸뿐 아니라 그 누구도 연진이도, 동은이도 안된다.


최근에는 과거 학폭으로 곤욕을 치르는 유명스타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초등학교에서도 학폭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서

"친구들 괴롭히면 나중에 축구를 잘하는 축구선수가 되어도 국가대표가 될 수 없고,

 유명한 아이돌이 되어도 무대에 설 수 없게 된다."라고 설명해 주셨다고 한다.


중, 고등학생이 되면 코웃음을 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려서부터 지속적인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리고 그 교육의 힘이 발휘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엄마의 마음이다.



동은이가 했던 "나도 누군가의 딸이었거든. 재준아."는  

피해자의 존엄성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한 대사였다.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인간의 존엄성은

어느 누구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연진이에게 "너도 누군가의 딸이다. 연진아"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극 중 안하무인 연진이의 엄마로 인해 비툴 어진 인성이었겠지만,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란 연진이라면

가해자의 엄마로 학교로 불려 간다면  그 엄마도 피해자의 엄마만큼이나 아플 것이다.

가해자로 키운 엄마도 딸의 잘못 앞에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예전에 들었던 부모교육 중에서

"아이가 꼭 피해자만 될 거라 생각하지 말라,

 내 아이도 가해자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어라."

말은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현실적 발언이다.

그래서 그날부터 아이에게

"가해자도 피해자도 돼서는 안 된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더 글로리가 사회를 바꿀 수는 없지만

모두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둔 것은 확실하다.


내 딸은 연진이도 동은이도 없는 교실에서

자퇴할 때 담임 선생님이 아닌,

양호 선생님 같은 성품을 가진 선생님께 교육을 받으며,

그 나이에 맞는 성장을 해 나가는 누군가의 딸이 아닌,

본인 자신이 되어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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