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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맘다해 Nov 18. 2021

새해엔 격(格)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보자

책 <아비투스> - 도리스 메르틴


며칠간 붙들고 있던 책의 마지막 장을 드디어 덮었다. 350페이지 정도의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었는데, 읽으며 생각이 많아서 그랬는지 읽는 속도가 더뎠다. '아비투스'라는 말은 영어의 habit과 철자가 비슷해 보이는데 책날개에 적힌 설명을 보면 habit과는 결이 약간 다른 단어이다. 

책날개에 적힌 아비투스에 대한 설명

저자는 책날개에 점 3개로 아비투스를 요약해 두었는데 이 책은 아비투스의 3번의 특징에 가장 초점을 맞춘 것처럼 보였다. 아비투스라는 개념은 이 책의 저자 도리스 메르틴이 만든 개념이 아니고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피에르 부르디외'의 '유명한' 사회학적 개념이다. 인문사회 교양 상식이 정말 부족한 나는 이 책을 보며 이 용어를 처음 들어 보았다. 저자는 아비투스를 구성하는 7가지 자본을 규정하고 고급 아비투스를 구축해 더 성공한 삶을 살기 위해 어떻게 인생 전략을 짜야하는지 알려주려고 이 책을 썼다고 말하고 있다.


다양한 계층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온 그는 성공한 삶과 개인의 품격이 돈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자산이나 소득이 비슷해도 지식이나 문화적 취향, 그리고 심리상태와 사회적 관계 등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한마디로 부르디외가 말한 아비투스가 한 개인의 인생을 결정한 것이다. 이에 그는 부, 성공, 품격, 사람을 얻는 엘리트의 모든 코드를 분석해, 평범한 사람도 쉽게 아비투스를 바꿀 수 있는 방법과 전략을 제시한다. 이제 습관으로도 바꿀 수 없었던 당신의 본성을 재구성할 시간이다. 

(책날개의 '저자 소개' 중에서)


책날개의 이야기를 읽으며 꽤 그럴듯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평범한 사람도 아비투스를 달리해 업그레이드 된 삶을 살 수 있다니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이다. 흥미를 가지고 책을 읽어내려가는데, 내 예상과는 다르게 초반부터 꽤 김빠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여유로운 가정에서 태어나 문화적 혜택을 많이 누리며, 좋은 인맥을 많이 갖고,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누리고,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며 결국 이런 모든 것들의 결과로 더 성공한 사람으로 인생을 살게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은 일단은 시작이 다르다는 말이다. 너무나 맞는 말이라 반박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내가 너무 내가 갖지 못한 것이 부러워 삐뚤어진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시작이 달라 도착점도 다른 삶.. 정말 씁쓸하게 느껴졌다. 


책은 초반부터 사람들을 사회 안의 보이지 않는 계층의 선으로 나누었다. 상류층, 중산층, 하류층으로 나누어 각 계층의 특징과 사고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책날개에 저자는 모든 것이 돈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적어 두었지만, 읽어내려가다 보니 많은 부분이 부와 연결 지어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는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야 문화, 교육 등도 따라갈 수 있다. 건강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먹고사니즘이 해결이 되어야 운동할 여유도 생기고 건강검진도 자주 할 여유가 생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저자는 우리가 상류층의 아비투스를 갖고 싶으면 그들과 같은 관습과 문화를 배워야 한다고 적었지만 대부분 그들의 관습과 문화라는 것이 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따라 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일단 먼저 부자가 되어야 그들만의 리그에 접근할 수도 있고 그들과 관계도 맺을 수 있어 보였다. 


어떤 부분에서는 작가의 시각이 너무 편협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상류층은 고상한 스타일을 즐겨 수수하고 화장도 진하게 하지 않는다라는 부분을 읽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은 개인의 취향 문제이지 계층과는 무관한 것 아닌가 싶었다. 


너무 계층을 나누어 설명하며 상류층의 문화는 고급 문화고 하류층은 대중문화다 라는 식으로 이어지는 설명들이 좀 불편하기는 했지만, 보편적으로 우리가 품격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지향해야 하는 가치들에 중점으로 두고 책을 읽는다면 배울 점이 있는 책이었다. 


내가 내 삶에 적용할 만한 부분들을 마인드맵으로 정리해 보고 독서노트에 출력해 두었다. 함께 모임에 참여하는 분께서 책의 내용을 마인드맵으로 잘 정리해 두신 것을 보고 힌트를 얻어 나도 한 번 해 보았다. 사회자본에서 나온 좋은 커뮤니티에 속하라의 좋은 예가 된 것 같다. 좋은 분들 곁에 머무르면 뭐라도 배울게 생긴다.




내년에 나의 목표 중 하나가 '좀 더 품격 있는 사람 되기'이다. 상류층이 되고자 허세를 부리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에게서 흘러나오는 '격(格)'이 좀 더 아름다웠으면 한다. 정리하고 보니 위의 내용들을 실천하면 아름다운 품격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품격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의 첫 시작은 나 자신부터 나를 잘 대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신체를 더 아끼고 사랑하고 가다듬고, 식습관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아름다운 말씨를 가지도록 노력하고, 좋은 커뮤니티에 속해 항상 자신을 발전시키고 가다듬을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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