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Haru Jul 20. 2022

동행

피곤이 몰려올 때

마음에 그늘이 드리울 때

내 주변을 맴돌던 그는 존재를 드러낸다     


아무 날도 아닌

아무 일도 없는

평범한 오늘의 어느 순간에

녀석은 나를 가만히 놔두질 않는다     


오랜 세월을 함께 한 탓에

내가 그를 떠나 떨쳐내려 하는 것에

앙심을 품고는 절대 떨어지지 않으리라 다짐을 한 건지

    

너도 혼자가 되는 것은 외로운 거니

길들이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우의 말처럼

너도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니     


그(우울)를 원망하기만 했다.

나와 그가 오랜 시간의 값만큼 뒤엉켜

처음과 끝을 찾을 수가 없는 실타래가 되었음에도

나는 그를 밀어내고 끊어내고 싶다.      


이제는 내가 그를 달래어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어쩌면 그가 나를 고요한 감성의 바다로 이끌어 주지 않을까

내가 그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내 감성의 한 축을 맡아주지 않을까

내가 그를 보듬어 준다면, 그 역시 나를 감싸주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05:3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