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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색림 Aug 26. 2020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소중한 선배, 힘내요

대학 선배와 여행간 적이 딱 두 번 있다. 한 번은 2007년  선배와 간 한 달 간의 유ᄅ여행, 다른 한 번은 2018년 허 선배와 간 일주일 간의 광저우-샤먼여행이다. 사실 샤먼은 계획에 없었다. 내 계획엔 있었지만, 선배가 함께한 것은 순전히 충동적인 것이었다. 나보다 한 해 먼저 대학을 다닌 선배는 빠른 88년생으로 같은 해 12월생인 나와 동갑이다. 내가 광저우에 ᆫ배를 보러 갔던 2018년은 우리 둘 다 만 서른이 되는 해였다. 이십대의 마지막 여행이 될 수도 있다며, 이런 건 가줘야 한다며, 호탕하고 사람 좋아하는 나의 선배는 나와 같이 샤먼행 비행기를 탔다. 샤먼은 그 ᅥᆫ에도 세 번이나 갔었지만, 중국인보다 더 중국인 같은 선배와 함께한 샤먼이 제일 좋았다. 그때 찍은 사진들이 다행히 좀 남아있어서 다행이다. 더 찍을걸. 선배가 아프다는 소식을 나는 중국 친구를 통해 들었다. 그것도 선배가 아ᄑ 지 한참이나 지나서. 선배의 쏘울메이트인 랴오 선배가 아니었더라면 나는 선배가 아픈 줄도 몰랐을 거란 생각에 더 자주 연락드리지 못한 후회가 밀려들었다. 랴오 선배는 나에게 봉현선배가 그동안 중국에서 내 자랑을 그렇게 많이 했었다고 말해줬다. 이렇게 연락도 자주 안하고, 선배 자랑도 안한 후배를 자랑스러워했다니.. 너무 부끄러웠다. 선배가 아프고 나서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그동안 나는 내 인생 살기에 바쁜 나머지 주변을 둘러보지도 챙기지도 않고 앞만 보고 살아왔다. 선배처럼 주위에 많이 베풀지도 못했고 그럴 생각도 못했다. 선배가 아프고 주변에서 들어오는 편지들을 전달하며 깨달았다. 선배는 자기 일도 잘 했지만 그동안 얼마나 주변을 살뜰히 보살피고 사람들을 아꼈는지. 후배들을 얼마나 챙기고 위해줬는지. 인생에서 뭣이 중한지, 선배에게서 또 배웠다. 나는 자꾸 선배에게 받기만 한다. 돌려드릴 게 많은데, 선배의 시간은 자꾸만 줄어드는 것 같아 불안하다. 종교를 믿지 않게 된 지 오래지만, 성경에 나오는 기적이란 게 정말로 있다면 꼭 선배에게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선배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으면 좋겠다.


#우리선배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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