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색림 Aug 26. 2020

기묘한 꿈 이야기

나에게 분단이란

기묘한 꿈을 두 번이나 꿨다.  번 모두 내가 북한에 있었다.


첫 꿈은 몇 주 전에 꿨는데, 그 꿈에서 나는 기차역 같은 곳에 지방의회(?)와 슈퍼마켓이 한데 섞인 공간을 돌아다니다 아이스크림칸을 발견했다. 내가 좋아하는 카라멜맛 쫀득쫀득한 메가톤이 왕창 쌓여 있었다.

북한에 떨어진 걸 걱정해야 할 주제에 나는 그 와중에 메가톤이 먹고 싶었다. 생각해보니 남한 돈을 쓰면 잡혀갈 것 같았다. 그래서 ATM기기에서 비자카드로 달러를 인출해서 메가톤을 사 먹었다.


두 번째 꿈은 어젯밤에 꿨다. 이번에도 그 기차역 슈퍼마켓-의회 공간. 또 메가톤이 먹고 싶었다. 그런데 지난번에 달러를 다 썼던 게 기억이 났다. 돈을 뽑으려 ATM기기를 찾아다니다가, 생각해보니 남한에서 발급받은 내 비자카드로 여기서 돈을 뽑으면 아무리 달러라도 발각될 텐데,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땐 어떻게 발각되지 않고 메가톤을 먹을 수 있었는지 떠올려보려 했다. (꿈 속에서 다른 꿈을 회상하는 건 기묘한 일이다.)

그러다 우울해졌다. 메가톤 하나도 마음놓고 먹지 못하는 이 빌어먹을 분단의 현실이 서글펐다.


꿈에서 깬 뒤 다시 생각해보니 북한에 메가톤이 있을 리 만무하다. 고작 아이스크림 하나 먹겠다고 꿈속에서 그 난리를 친 것도 웃기지만, 분단현실이 내 잠재의식 속에서는 캬라멜맛 쫀득쫀득한 아이스크림을 마음껏 사먹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웃프다.


#그냥더워서메가톤이자꾸만생각나는것일지도 

#통일이란모두에게메가톤을주는것

작가의 이전글 세상을 떠난 동기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