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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터 Jan 10. 2024

베트남 달랏 3천 원으로 타잔 체험하는 관광지

달랏에 가면 크레이지 하우스를 꼭 가야 합니다

선선한 날씨에 저렴한 물가, 맛있는 음식까지 달랏은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곳이 아닐까. 더구나 '나 혼자 산다'에서 방영된 후로 관광객이 늘어서 그런지 직항 노선도 계속 추가되고  있다. 5시간 비행만 견디면 겨울에서 선선한 가을 날씨에 여행할 수 있으니, 겨울도 여름도 싫은 사람에겐 그 어디보다 좋은 관광지가 될 터였다. 여름을 좋아하는 나는 그 이유가 여행의 목적이 되진 않지만, 작년 여름, 베트남 남부 일주를 하던 중 달랏을 다녀왔다.


무이네에서 슬리핑 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산을 오르니 늦은 오후 달랏에 도착했다. 추울 정도로 강하게 틀어져 있던 버스의 에어컨 바람에서 벗어나니 후덥지근한 바람 대신 미지근한 바람이 몸을 감쌌다. 중간 휴게소에서 구매한 과자가 고산지대의 영향으로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것을 보자 달랏에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베트남 도시 중에서도 유난히 인기가 많은 달랏은 날씨를 제외하고도 약간 한적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드는 동네였다. 달랏 시장으로 가는 길에 있는 커다란 로터리는 출퇴근 시간과 상관없이 엄청난 교통량을 자랑하며 오토바이 무리와 자동차가 어지럽게 엉켜있었지만, 그곳을 벗어나면 한적한 호수를 거닐 수도 있고 다양한 컨셉을 지닌 카페들도 나왔다. 덥지 않은 날씨에 산책하고 카페의 테라스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관광지가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크레이지 하우스다.



건축가 당비엣응아가 스페인의 건축가 가우디에 영향을 받아 만든 건축물 크레이지 하우스는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꼭 한번 가보면 좋을 만한 곳이다. 자연과 동물의 컨셉으로 꾸며진 이곳은 나무 모양의 계단과 동굴 모양의 출입구 등으로 디자인되어 다른 세계에 온듯한 느낌이 든다. 가우디도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가져와 건축에 응용했다고 하지만 설명을 듣기 전엔 영감을 받은 것이 어떤 것인지 아리송하지만 크레이지 하우스는 정말 자연을 건축물로 만들어 버렸다. 출구와 입구도 모호하고 여느 전시나 관광명소와 다르게 구경하는 방향도 정해져 있지 않다. 중간중간 보이는 방에는 침대와 몇몇 가구들도 눈에 들어오는데 그 공간의 주인으로 보이는 다람쥐 모형도 눈에 띈다. 구석구석 구경하다 보면 마치 자연 속에서 사는 타잔이라도 된 기분이 든다. 


동굴 모양인 창문


대략 1시간 정도면 크레이지 하우스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나는 들어간 지 30분도 지나지 않아서 나왔다. 건축물이 정말 자연 그 자체이기 때문에 난간도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었다. 그래서 자칫 발을 헛디디면 저 아래로 떨어질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겁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관광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짧게 둘러본 크레이지 하우스는 아직도 첫인상에 터져 나온 감탄사를 잊을 수 없다. 



“와 진짜 크레이지 하우스다.”


아직도 길치이고 쫄보인 내가 그곳을 무슨 정신으로 둘러봤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나보다 조금이라도 용감한 사람들이라면 꼭 가보길 추천한다. 바로 맞은편에 Le Chalet Dalat라는 음식점에서 파는 옐로 누들이 정말 맛있으니 맛집 탐방 겸 꼭 다녀오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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