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보는 사기 ‘제로의 영역’
※ 본 글은 글쓴이의 뇌피셜에 기반하고 있으니 휘발성 메모리에 보관 권장.
당신이 시간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면 아주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는것이다. 시간은 상대적이고 생각의 속도는 모두 다르다. 우리는 시간에 종속된 존재인데 모두 다르게 적용된다니 세상 불공평하지만 어쩌겠는가, 세상이 이따군데..
이번 글의 주제는 ‘예측’할 수 있는 사고다.
사이버포뮬러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레이싱 스포츠(?) 애니메이션이다. 기본적으로 현재의 F1과 동일한 구성이지만 레이싱에 사용되는 차량(무려 AI가 달려있다)만 미래지향적이다.
문제는 시리즈의 중반이 지나면서 나오는 ‘제로의 영역’ 이다. 주인공 버프를 받아 매번 우승하시는 하야토가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경험을 하기 시작한다. 눈앞에 환상같은 장면을 보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설정 상 극도의 집중력이 발휘되는 순간에 발생하는 (잠깐의)미래를 보는 능력인 것이다.
하야토는 실제로 미래는 보는 것은 아니다. 사이버포뮬러에서 표현하고자 한 것은 누적된 경험(+재능..)에서 파생된 인지능력을 표현하고 있다.
실제 F1 레이서들은 일반인과 매우 차원이 다른 정보처리 능력과 이를 몸으로 구현하는 피지컬을 유지하고 있다. 시속 300km 이상을 달리는 차 안에서 수 십가지 차량 과 코스 정보, 드라이빙 하는데 필요한 실시간 정보를 매우 빠르게 습득하고, 거기에 맞게 최적의 선택을 하여 주행하게 된다. 실제로 사람이 이 많은 정보를 새로운 정보로써 입력받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지독한 학습의 결과이다.
제로의 영역은 경험을 통해 보는 예측을 만화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원피스에는 총 3가지 패기가 나온다.
그 중 견문색은 상대방의 다음 공격(또는 공격하고 하는 생각)을 예측하는 능력이다. 루피가 수많은 레벨업을 하면서 익히게 되고(하이랭커들은 기본 탑재) 이를 통해 전투능력을 상승시킨다.
그런데말입니다. 이건 진짜 초능력 수준입니다. 원피스는 판타지니까..
매트릭스의 오라클은 영화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수준의)선지자에 가까운 캐릭터로 묘사되고 있다. 실제로 영화에서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오라클은 앞선 2개 예시와 다르게 지극히 현실적인 미래예측을 보여 준다. 오라클의 예지능력은 사실 예지나 예측이 아니다.
이것은 엄청난 데이터에 기반 하여 해당 객체의 선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값을 도출하는 것이다.
매트릭스2의 핵심키워드는 ‘선택’ 이다. 해당 객체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발생하는 연속적인 흐름에 대한 결과를 보여준다.
트리니티가 추락하면서 끝나는 꿈을 계속 꾸는 네오는 오라클에게 그 이후를물어보자 선택은 이미 했지만 결과는 모른다고 한다.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왜?’ 라는 데이터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데이터는 경험이고, 경험을 어떻게 누적하고 재가공 하는가에 따라 시야와 속도가 변화한다. 이것은 미래를 결정하고 수많은 객체들의 선택에 따른 상호작용에 의해서 사회(또는 조직, 그룹 등)의 현상이 흘러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것에 충분한 경험과 정보를 축적하고 오로지 집중할 때 종종 그 다음에 어떻게 될지 알것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복싱 선수가 상대방의 다음 공격을 예측 한다던가, 교차로에서 사고가 날 것 같다고 예측 한다던가, 같은 것이다.
이것은 “인지능력이 초과달성되면 미래에 발생할 사건의 선택지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오라클과 같이 데이터의 양으로 사람의 미래 선택의 예측이 가능하다면 인류에게 미래는 상당히 암울해 질 것 같다. 이미 알고리듬은 항상 우리의 곁에 있으며 우리의 선택지를 예측하고 있다.
어쩌면 RATM은 미래를 앞서간 밴드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