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저 막연히 좋은 할머니였다.
맛있는 빵과 쿠키를 구워서 이웃과 나누어 먹고, 흔들의자에 앉아 각 계절과 어울리는 뜨개질을 하며, 동네 어린이들과 웃으며 인사를 주고받는 따뜻한 동네 할머니.
한 살씩 더 먹어가며 꿈에 그리던 그 장래에 한 발씩 더 가까워질수록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동네 좋은 할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나부터 건강해야 한다.
나이만 먹는다고, 오랜 세월을 겪었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할머니가 되었을 미래의 그 순간에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단시간에 이룰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젊었을 때부터 차근차근 좋은 할머니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두어야만 이룰 수 있다.
서른 전후로 결혼 및 출산을 하고, 다시 또 십여 년이 흐른 지금은 예전에 꿈꿔오던 장면 위로 몇몇 장면이 더해졌다.
어서어서 세월이 흘렀으면 좋겠다.
하루라도 빨리 그 장면 안에서 살고 싶다.
마흔을 목전에 둔 지금은 삶이 그저 고달파서, 애가 타서, 시간이 빨리 흐르기만을 바라는 내 마음이 지루해서, - 너의 눈을 한 번 더 들여다보기에도, 아이들의 요구에 한 번 더 응해주기에도 마냥 버겁다.
그 끝에서 마주한 미래는 바로 내가 꿈꿔오던 장면이기를.
- 바라면서, 오늘도 힘들었던 나의 하루를 정리해본다.
너의 눈빛에서, 아이들의 미소에서,
내일도 힘내 볼 힘을 얻어본다.
장래희망을 이루기 위하여 - 건강한 자아를 지키며 단란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분투하는, 내일모레 마흔 살의 보통의 일상.